2030은 떠나고 6070은 지갑 여는 세대
경기 침체의 여파가 중고차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유독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만은 상승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거래량은 줄었지만, 고급 세단 G80은 오히려 판매가 급증하며 중고차 시장에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냈다. 소비 양극화와 세대별 구매력 차이가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자동차 데이터 분석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중고차 실거래량은 총 114만 943대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5.6%, 기아는 4.3% 하락하며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제네시스는 유일하게 14.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제네시스 G80(RG3) 모델은 상반기 1만 2,838대가 거래되며 중고차 거래량 순위 7위에 진입했다.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지켜온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등 저가 경차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차량 품질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세대별 중고차 소비 패턴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상반기 동안 20대의 중고차 거래량은 전년 대비 7.1%, 30대는 5.9% 감소했다.
고금리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된 데다, 차량 유지비에 대한 부담과 공유 모빌리티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60대(0.1% 증가)와 70대(6.5% 증가)는 거래량이 늘며 중고차 시장의 수요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령층이 은퇴 이후에도 지속적인 이동 수단을 필요로 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안전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성향이 제네시스 G80과 같은 고급 차량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현재 명확한 양극화 흐름 속에 있다. 한쪽에는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등 유지비가 저렴하고 실용성이 뛰어난 경차가 있다. 사회 초년생과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의 수요가 이쪽으로 집중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수천만 원대의 제네시스 G80, GV70과 같은 고급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를 입증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가격 중심이 아닌 ‘브랜드 프리미엄’과 ‘내구성’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강해지면서, 중간 가격대의 준중형·중형차는 점차 선택지에서 밀려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시장에서의 고급차 강세가 중고차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6070세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정성과 품질이 재조명받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상반기 중고차 시장에서 확인된 양극화는 단순한 판매 지표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소비 심리와 세대별 가치관, 그리고 사회 전반의 경제 환경이 중첩된 결과로 해석된다.
젊은 세대는 구매력을 상실하며 차량을 포기하거나 최소한의 선택을 하고, 고령층은 검증된 프리미엄 브랜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 소비 경향은 중고차 시장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량 선택이 단순한 가격을 넘어 삶의 방식과 가치 판단을 반영하는 시대, 중고차 시장은 지금 세대별·계층별 소비 성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