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마스터카드, 비자가 꿈꾸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세상은 가능할까
지난 2월 가장 핫한 이슈를 꼽으라면, 역시 ‘비트코인 열풍’이 아닐까?
비트코인이 잇따라 결제수단과 투자자산으로 인정받으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테슬라 제품/부품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발표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으로 세금이나 카드값 등을 받겠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들린다.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로 자리매김할 지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과연 정말로 비트코인으로 카드값을 납부하는 세상은 올까?
비트코인이란 대표적인 가상자산으로 ‘암호화폐’라고도 불린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암호화폐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 (ex. 비트코인)
#가상화폐: 중앙 발행 주체가 있고 인터넷 서버 상에서 관리되는 화폐
(ex.항공사 마일리지, 개인기업의 사이버 머니, 싸이월드 도토리 등)
비트코인을 알기 위해선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잠깐 알아보자.
블록체인은 사용자의 모든 거래 내역 등을 체인으로 연결해 하나의 데이터 블록으로 만든 뒤, 데이터를 분산, 저장, 관리하는 기술이다. 모든 사용자가 거래내역을 보유하고 있기에, 거래내역 확인 시 모든 사용자가 보유한 장부를 대조/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나 ‘분산 거래장부’라고 불린다.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의 특징 덕분에 데이터 위조/변조가 어렵다. 또한 다수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증명하기에 따로 중앙관리자가 필요 없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별도의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화폐 발행 및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단, 비트코인 발행량은 2,100만개로 한정된다.
#알트코인 (Altcoin)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자산은 ‘알트코인(Altcoin)’으로 통칭한다. 알트코인의 종류로는 이더리움, 리플, 테더, 이오스, 라이트코인, 체인링크, 바이낸스 코인, 리브라 등이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BDC)
각국 중앙은행이 전자 형태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법정 통화 효력을 지닌다.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과 같은 민간 가상자산들과는 다르다.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라스즐로 핸예츠(Laszlo Hanyecz)는 온라인에 이런 글을 작성해 올렸다.
누구든 피자 두 판을 우리 집으로 보내줄래?
피자 값은 비트코인 1만개로 지불할게!
3일 뒤 이 제안에 응한 사람이 파파존스에서 피자 두 판을 결제해 핸예츠에게 보냈다. 당시 피자 2판가격은 25달러였고, 현재 1만 비트코인은 약 5456억원이다. (2021.03.05 11:00 빗썸 기준) 피자 한판당 가격이 약 2728억원인 셈이다. 이 사례는 비트코인이 현물과 교환된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이 현물과 교환된 곳은 어디일까? 2013년 12월 인천의 한 파리바게트에서 최초로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상점은 늘어났지만, 현재는 소수의 상점만 비트코인을 현금 대신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택하면서,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 결제는 제3사(가상자산 결제기업)를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건을 파는 기업은 페이팔과 같은 가상자산 결제기업을 통해 결제해왔다.
반면 테슬라는 환전된 법정화폐가 아닌 비트코인 자체로 받는 걸 구상 중이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에 상당액을 투자했고 장기 보유할 예정이기에 비트코인의 가치변동성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테슬라가 자체 결제망을 개발할 지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마스터카드는 자체 결제망을 만들어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 결제 지원 계획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그동안 마스터카드는 가장자산 결제기업과 제휴해 가상자산 직불 카드만 지원해왔다. 기존 결제방식에선 마스터카드 네트워크에 가상자산은 오고 가지 않았다.
하지만 마스터카드는 자체 결제망을 통해 가상자산-법정화폐 환전의 비효율을 줄이고, 금융소비자의 결제수단 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가상화폐가 현금, 카드 등의 기존 결제수단처럼 활용되려면 보안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비자카드는 가상화폐 현금화와 매매서비스를 지급결제망에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비자는 그동안 크립토닷컴, 블록파이 등 35개 가상자산 플랫폼과 손잡고 직불카드를 출시해왔다.
비자의 CEO는 “가상자산을 안전하고 유용하게 결제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중이며, 비자 지불결제 네트워크에 가상자산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급결제망에 도입할 가상자산은 스테이블 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대상이다.
또한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서클(Circle)과 제휴해 올해 안으로 법인 대상 신용카드 출시 계획을 세웠다.
페이코인(PCI)은 다날(Danal)의 가상자산 결제서비스다. 페이코인은 지난 2월17일에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결제방식은 비트코인을 페이코인으로 전환해 가맹점에 결제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이 페이코인으로 전환될 때 오라클 솔루션 체인링크의 가격 지표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외에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장은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겠다”고 말했으며, 캐나다 퍼퍼스 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과 시도가 많아지고 있지만, 넘어가야할 과제는 많다.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가격이 5~10% 오르내릴 정도로 변동 폭이 크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과 관련 규제 변수 등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더불어 주요 국가(G7)의 중앙은행의 소극적인 태도도 한 몫 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금융 시장의 통제권을 상실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뛰어넘고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서 보안성과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앞으로 비트코인으로 카드값을 결제하는 건 당연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글, 에디터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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