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커리어, 컨설턴트

[Career] 컨설팅에서 빅테크까지 우선 도전해보는 이야기

by 카디엠

지난 편에 이어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남겨보고자 한다.


컨설턴트가 되는 길은 지금 요약하면 짧지만, 당시에는 참 길고 험했다.

3번의 컨설팅 인턴, 한 번의 낙방 이후 다시 들어간 컨설팅 학회, 여러 면접 스터디와 산업 공부까지...


요즘 취준은 뭐든 쉽지 않지만,

딱 이렇다 할 정도가 없고, 알음알음 준비해야 하는 곳이라 더더욱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학회에서 닿은 여러 인연들 덕분에

1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해서 원하던 (사실 상상도 못 하던) 곳에서 오퍼를 받게 되었고,


태생적으로 조급증을 안고 살아가는 나는,

제안받은 입사 시기보다도 빨리 입사하게 된다.



사실 동네에서 공부 좀 잘하는 어린이, 청소년이었던 내가, 알지 못하는 이끄심에 의해

들어가기 어렵다는 컨설팅 취업하게 된 것이, 이직을 한 지금도 잘 실감 나지는 않는다.


다만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이루고야 마는 성격에

컨설턴트가 될 거라는 어느 정도의 기대감은 쭉 자리 잡았던 것 같다.


실제로 일을 시작하니 인턴 때 실제 프로젝트에서 같이 경험을 했음에도

1인분의 몫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워낙 훌륭한 분들, 똑똑한 동료들, 짧은 시간 내에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높은 기준치

모든 것들이 사회 초년생의 명랑함으로 넘어서기에는 쉽지 않았고

차츰 그 명랑함을 잃어간 동시에, 성숙함이나 익숙함이 자리 잡아 왔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하드 랜딩이었지만, 그만한 랜딩도 없었다는 총평을 할 수 있겠다.

더 자세한 후기나 경험은 추후 속편으로 적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너무 소중한 첫 직장에서의 시간은, 인생 전체를 통틀어 손꼽을 강렬한 기억들로 남을 것 같다.

처음 받은 평가나, 처음 생긴 동기들, 프로젝트들, 클라이언트들, 그리고 성장해 갔던 내 모습도.


무엇보다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나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곳을 찾는 마음에서 나의 가치를 증명해 내는 마음으로 변해간 것이 가장 큰 배움인 것 같다.


아무리 3년 전 학생이던 나에게 돌아가 이러한 마음 가짐을 구두로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흔한 어른의 잔소리나 걱정으로 치부해버리고 말았을 여러 깨달음들이

지금의 나에게 큰 자양분과 버퍼가 되어주고 있다.


어쩌면 외고, S대 등 인정을 알아서 받던 구조에 있다 보니, 사회인으로서 첫걸음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그 시절 나에게 안온함과 긍정적인 마음을 주었던, 많은 조직들과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다시 한번 표한다.




컨설팅이라는 것이 참 어떠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안에서도 나를 증명해야 하나, 동시에 우리를 믿고 프로젝트를 맡긴 클라이언트에게도 그들 스스로보다 더 나은 관찰력과 분석을 증명해야 하는, 그러나 좋은 관계가 중요한 그런 곳인 것 같다.


특히 Working level이라는 방패막보다는, 한 사람의 컨설턴트로서의 대우, 권리와 책임이 함께 따르는 곳이다. 모든 직장은 그렇겠지만, 업력이 10~20년 되는 클라이언트들을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요구 기준이 훨씬 높게 느껴지거나, 내외에서 오는 압박 수준이 높기는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스스로의 bar를 높이는 사람들을 선발한 것이기도 하겠다.



나 또한 나 스스로 기준이 (그전에는 몰랐으나) 높은 사람이었고, 그것이 나를 성장하게도 또 괴롭게도 하였다. 자연스럽게 길어지는 업무 시간, 업무와 동화되어 어려운 마음들,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사수할 수 없는 안타까움들이 그 결과물이었으나, 동시에 회의 자체로도 많은 배움이 되고, 새로운 산업을 배우면서 '도파민'을 느끼는 나와 동료들, 긴 업무시간에 비례하는 보상과 이를 통한 즐거움들.


어찌 보면 도파민 그 자체의 삶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은 어느 형태의 도파민이 그립기도 한데, 그래도 지금의 삶 안에서 또 다른 형태의 즐거움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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