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으로 가주렴
낮 동안 파아랗게 멍들었던 하늘이
아물어 가는 시간 속에서
붉으스레 번져 간다.
하늘 어느 동네에 불이라도 났나 싶어
가만히 고개를 들어 본다.
주홍빛 하늘 저편으로
하얀 호떡을 반으로 접어 놓은 듯한 반달 하나가
구름 사이를 숨었다 나왔다 한다.
구름이 가는 건지
달이 가는 건지…
그 모습이 재미있어
아들에게 말을 건넨다.
“저것 봐.
달이 여행 가고 있어.”
아들이 툭 던진다
“구름이 가는 거겠지…"
달이 가든
구름이 가든
그게 뭐가 중요할까.
지금 여기서 너와 내가 함께
같은 하늘을
보고 있다는 게 중요하지
구름아, 달아.
이왕 나선 여행길이라면
저기 울진 해안가에도
잠시 스쳐 가렴.
그곳에
나라 지키는 우리 큰아들이 있단다
내가 달이 되고
네가 구름 되어
형아를 만나면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잊지 말고 돌아오자
아빠가 기다리고 계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