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잘 쓰는 것도 쉽지 않다. 말장난 같은 이 두 문장은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다. 일기장에 끄적이듯 쓰는 글과 SNS에 날리는 아무 말은 대상과 주제, 기준, 목적이 불분명하다. 그 요소들이 중요하지도 않다. 흔히 “뇌를 거치지 않고 말한다."라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생각 없이 쓰고 생각 없이 던져놓는다. 나머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반면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 글로 돈을 벌어본 사람은 글 쓰는 것이 어렵다. 일기를 쓰는 것도, SNS에 던져놓는 것도 쉽지 않다. 글의 성격, 방향, 기준과 형식 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글이 글 다워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런 글쟁이들은 감이 오면 신들린 듯 앉은 자리에서 몇 장 분량을 써 내려간다. 반대로 감은커녕 절망감, 두려움 등 어떤 알 수 없는 괴리감이 생기면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한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부터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글로 밥 벌어먹는 사람뿐 아니라, 블로거, 홍보 문구 작성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글쟁이로 본다. 물론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기자, 칼럼니스트, 작가 등도 있지만 어느 정도 글빨이 생기면 구분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 개인 소견이다. 기자와 칼럼니스트는 간단명료하고 짧게 모든 것을 처리한다. 작가와 블로거는 미사여구를 자주 사용하고 비유와 묘사 등 형식보단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요지를 전달한다. 그들 모두 공통적으론 글에 요지가 있고 전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글을 접하기 가장 쉬운 곳은 기사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털 사이트를 먼저 접하게 된다. 그곳에서 눈에 띄는 제목의 기사를 본다. 기사가 짧던 길던 재미가 있다면 계속 읽어나간다. 하지만 재미가 없거나 내용이 어렵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버리고 만다. 결국 글의 속성이 제대로 담겨 있는 가로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는 기사들이 종종 있다. 신제품에 대한 주제를 정해놓고는 제품의 역사, 브랜드의 역사를 나열하고 쓸데없는 정보들만 늘어놓는다. 물론 역사와 흐름도 정보고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낫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속성, 즉 제품에 대한 주제가 1순위가 돼야 한다. 기획 기사나 스트레이트 기사를 보면 그런 면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요즘 트렌드는 짧은 글이 아닌가 싶다. 빠르게 흐르는 시대상에 따라 글 역시 달라졌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빨리 일고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짧은 글이 번져나갔다. 종이로 인쇄된 책보다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웹 소설이 새로운 장르로 영역을 확장했고 웹툰 등도 여기에 가세했다. 짧은 글이 대세로 자리하면서 흥미로운 것은 소셜 네트워크가 문화가 됐다.
소셜 네트워크는 짧은 글과 간단한 글, 그러면서도 의미 전달에 확실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음유시인이 탄생했고 신조어를 양산했다. 일부에선 아름다운 글을 파괴하는 공간이라 말하지만 가장 확실한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촌철살인의 한 줄, 가슴을 울리는 세 글자, 세상을 가로지르는 문장 등 그곳에선 형식과 기준을 벗어던지고 재해석해낸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과 글이 안 써지는 사람에게 나는 소셜 네트워크를 접하라 말하고 싶다. 아무 말이나 지껄여도 좋다. 의미가 없어도 좋다.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도 하지 마라. 그저 생각 없이 써 내려가는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생각 없이 써 나가다 보면 생각이 떠오른다. 두려움도 사라진다. 때론 누군가의 글을 보며 아이디어가 솟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