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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책 한 번 써보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by 괜찮아샘

싸인을 부탁받던 날, 저도 작가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교사 모임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선생님이 제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다가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그분은 익숙한 표지의 책 한 권을 제게 내밀었어요.

“선생님, 사인해 주세요.”

“사인이라뇨. 아니에요.”

당황한 저는 얼굴이 붉어져 손사래를 쳤지만, 소용없었어요. 몇 번을 거절하다 결국 상대가 무안할까 봐 책 앞면에 제 이름을 조심스레 적었습니다. 그렇게 가슴이 쿵쾅거리던 마음도 조금 차분해졌죠. 출간 이후 간간이 싸인을 부탁받을 일이 생깁니다. 처음엔 부끄러워 사양했지만, 이제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 요청에 응하려고 해요. 저자가 직접 사인한 책이 독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사인을 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연예인도 아닌 제가 사인을 한다니, 아직도 낯설기만 하거든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하잖아요. 요즘은 이 특별한 순간을 감사히 누리려 합니다. 사실, 내심 기분이 좋기도 해요. 평범한 제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지방에서 근무하는 지극히 평범한 교사가 어디서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


선생님도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제가 특별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건 아니에요. 단지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 하나로, 사람들은 저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도 충분히 이런 경험을 하실 수 있어요. 저처럼 책을 한 권만 출간해 보면 됩니다. 책을 쓰고 출간하는 일,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제가 겪은 경험과 배운 점들을 하나하나 전해드릴게요.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워요


교사 저자를 주변에서 종종 만날 수 있어요. 최근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책을 낸 교사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책을 한 번 낸 교사는 대부분 두 권, 세 권을 더 쓰게 된다는 사실이에요. 처음 책을 쓸 때는 정말 어려웠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책은 훨씬 수월했어요. 출간 과정을 직접 겪어보니, 전체 흐름과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즉, 한 번만 해보면, 다음엔 훨씬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선생님, 책 한 번 써보세요.”

이 말 한마디가 참 중요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옆에서 살짝 용기를 북돋아주는 누군가가 필요해요. 저 역시 그런 말을 들으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그 역할을 해보려 합니다. 교실 안팎에서 살아가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책 한 권으로 엮을 만큼 충분히 값진 것들이에요. 사실 저는 굉장히 내향적인 사람이에요.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혼자 조용히 지내는 걸 더 편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기도 해요. 직접 만나는 대신, 글을 통해 더 많은 분께 용기를 드릴 수 있으니까요.


책쓰기, 그 첫걸음을 뗐던 날


저에게도 책 한 권 쓰는 것이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 많으실 거예요. 저도 늘 언젠가는 쓰겠다는 막연한 마음만 가지고 있었지, 실질적인 도전은 하지 못했어요. 책 쓰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다 2022년, 우연히 책 쓰기의 바람을 불어넣어 준 한 분을 만났습니다. 바로 동화와 에세이를 쓰시는 신은영 작가님이셨어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가 작가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어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의 책 ≪이젠 블로그로 책쓰기다≫를 읽으며 저도 책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다양한 책쓰기 서적을 참고하고, 꾸준히 원고를 써 내려가며 결국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어요. 이제는 제가 선생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책 한 번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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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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