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려놓는 모감주나무
어김없이 가을은 무르익어 가고
커튼을 여니
노란 금가루가 길가에 가득
깜짝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보니
1년에 한 번,
가진 게 없어도 아낌없이 다 내어 놓는
저 노란 나무
몇 년 전 쌓이는 C회사의 페이로 금은방에서 18금짜리 목걸이 반지 등으로 교환해 두었다.
그러나 그 기업은 무너지고 대출금 이자를 상환하느라 1돈에 36만 원씩 다 팔은 게, 올 2월 어느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 창문을 여니 노란 모감주나무잎이 마치 금가루처럼 펼쳐져 있었다. 척박하고 건조한 땅에서 자란다는 모감주나무는 그 푸르고 찬란했던 잎을 다 훌훌 털어내고 있었다.
'곱게 물 드린 잎을 훌훌 내어 놓는 나무처럼
내어 놓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거야. 단순하게!' 그렇게 속삭여주는 듯하였다.
괴롭고, 억울한 마음은 욕심에서 오는 거고,
나눌 때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아침이었다.
마음의 빚을 진 사람에게 하루빨리 그 빚을 갚고 편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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