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결이 다른 여성쉼터 원장

가정폭력에 희생된 여성을 위해 기도하던 그녀

by 푸른 반딧불

어린 시절 결혼은 여자의 행복이 완성되는 것으로 상상하였다. 배우자를 만나면 모두가 축복을 해주고 그 배우자는 아내를 위해 준비된 남자로 살아가는 것으로 생각했으니 참 어리석었다. 나는 모든 여자들이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살고 싶어 하는 줄 알았다.


당연히 결혼이라는 현실은 유리벽을 넘지 못하고 내 삶에서 두 번 좌절을 했다.


마흔여섯 무렵, 철없던 나는 그렇게 구세군 여성쉼터에 들어왔다. 사랑의 이름에 속고 부부라는 허울이 공포가 되었다. 삶은 공포로 변질되어 죽음을 담보로 옷도 못 챙기고 맨손으로 도망 나온 여성과 아이들이다.


가정폭력 쉼터는 국가에서 안전하게 책임지고 보호해 주는 곳이다. 운영을 지원해 주는 곳이며, 1366에서 상담 후에 적합하면 입소가 가능한 것이다.


집을 나온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불안해하고 숨어서 자립을 준비한다. 그곳은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어 있으며,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 주는 안전한 곳이다. 당연히 외부인에게는 폐쇄적이고 개인적이다.


그리고 매주 예배시간이 있다. 하지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단체 교육시간과 법률지원 시간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다들 가정을 버리고 위험한 상태에서 나온 여성들은 가슴 아픈 상처와 독립의 꿈을 갖고 있다.


2003년 그해 그녀는 약 40여 명의 입소자들의 관리책임자인 원장이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당시 밖으로 나가 예배를 보러 갔는데 자신을 알아보지나 않을지, 아님 근처에서 가족이 배회나 미행하려고 따라오지나 않을까 매우 불안해하였다.


어느 날부터 원장님은 저녁마다 기도를 하자고 하며 밤 10시가 되면 각 방을 노크하며 사람을 모았다. 그곳에서 밤마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것 자체가 자기 성찰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너무 놀랐던 것은 모든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원하고 그것이 제일 행복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 관장님은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여성들의 어머니가 되어 따뜻하게 품어주고 보듬어 주면서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기 위하여 밤이 되면 입소여성들을 모아놓고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도록 기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었다.


너무나 놀라웠다. 그녀는 전에 계시던 부산에서도 성매매 여성들을 위하여 경찰서에 가서 밤을 지새우며 그 여성들을 위해 변호해 주며 그녀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보듬어 주는 삶을 사신 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자신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밖에 없다고 하셨다.


자신의 일도 아닌데도 10시에 시작한 기도는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계속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놀라웠다. 지금 까지 살면서 남을 위해 이렇게 울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보았다. 어찌 남을 위하여 이리도 열심히 기도를 해주실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입소자들은 서서히 변해갔다. 헌신하고, 불편하다고 하기 전에 봉사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곳에서 천주교, 기독교, 불교 신도들이라도 구세군쉼터라는 장소에서 우리는 모두 기도로 하나가 되어 응집력과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고 부부간에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 구세군본부에서는 몇 분이 방문하여 특별한 예배를 했다. 나를 포함한 3명의 여성이 간증을 하였다. 그 예배를 끝으로 쉼터이지만 교회로 승격이 되어 더 이상 1킬로 멀리 외부로 공포스럽게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승격되었고, 나는 3개월 뒤에 추천받아 서울 수서쉼터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 뒤 원장님께 전화통화를 해보니 승진하여 서울 구세군 00으로 오셨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가서 인사드리러 갔다.


그렇게 내 삶은 도움을 받는 자가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때가 49세 2006년에 가정폭력 상담소에 취업이었다. 이 글을 쓰며 그 원장님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21년도에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고 나온다.



#1366 #가정폭력 #여성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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