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1개월을 함께하며
언젠가 오늘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 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시간을 충실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나선 이런 생각이 들었던 날들을 돌이켜본다. 첫 직장 퇴사 전, 퇴사 후 빈 시간을 문화센터와 강의를 들으며 채우던 더운 여름날, 만삭 때 오래 앉아있기 힘듦을 느끼며 출산휴가만을 기다리며 업무를 하던 때..., 그러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은 마음이 버거워지는 순간들이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아이에게 분유를 먹인 뒤 아이의 등을 토닥토닥 치며 트림을 시키던 때, 내 어깨에 얼굴을 올린 채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숨소리를 듣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곤 아이의 몸을 내 다리 위에 얹히고, 아이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천사같이 잠든 아가의 얼굴은 너무나도 예쁘다. 예쁘다, 아름답다 보다 더 상위의 어떤 말이 있으면 좋을탠데. 언어의 한계를 느낀다.
사실 예전에 이런 생각이 들던 날들은,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전혀 그리워지지 않았다. 평소에 잘 생각이 나질 않았고, 힘겨웠고, 잘 버텨냈구나, 그런 날들도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늘 든 이 생각에 이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해졌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1개월을 함께 하는 이 오늘이. 나중에 정말 오늘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질 것 같다.
언젠가 오늘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 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주고, 재워주면 모든 욕구가 충족되는 아이를 돌보는 날들이. 지금은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