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 vs 좋아지는 일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by 업의여정

즐겁게 일할 수 있다면 인생에서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생계를 위해 돈벌이를 하는데 그 일이 즐겁고, 보람 있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면 성공한 인생일 것입니다.


반대로 돈벌이를 위해 지겨운 일을 마지못해 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억지로 일하는 상태에서는 매사 소극적으로 일에 임하게 되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성공하기도, 전문가가 되기도 어렵습니다.


직장생활 활기차게 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할 만한 일, 성격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나에게 맞는 일, 궁합이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직접 해 보기 전에는 나와 잘 맞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천 가지 일을 미리 경험해 볼 수도 없고요.


특히 사회 초년생과 신입사원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자신이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습니다. 대학교 전공도 내가 좋아해서라기보다 점수에 맞춰 가기 위해, 혹은 부모 기대에 떠밀려 선택했고요. 학생 시절부터 확고한 취향과 선호를 발견하고 그 방향으로 매진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입니다.


이 문제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노련한 은퇴자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60세가 넘어도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게 뭔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나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평생 업으로 삼을 만한 일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일할 때의 감정'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일을 할 때 즐거운가, 아니면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든가' 하는 점입니다.


적어도 일을 할 때마다 너무 지겹거나 싫어서 몸서리가 쳐지는 직업이어서는 안 됩니다. 궁합이 너무 안 맞아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쉽게 지치는 일 같은 거죠.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고, 쉽게 피곤해지며 결국 그 일을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1단계: 싫어하는 일을 먼저 솎아낸다


현실적으로 일할 때마다 늘 즐겁고 신나는 그런 직업을 선택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아니, 그런 직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연아나 손흥민처럼 어릴 때 재능을 발견하여 외길 인생을 걷고, 그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은 아마 0.1%도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략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일을 먼저 제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피를 보기만 해도 어지러워지는 사람이라면 의사나 간호사 같은 의료 쪽은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배제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음악과 미술, 체육 분야는 강한 선호도와 재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지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음악적인 끼가 넘치거나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겠죠.


숫자만 보면 현기증이 나는 사람이라면 회계나 세무, 통계처럼 숫자와 관련된 업무는 제외합니다. 공간감각이 부족하고 설계도 보는 일이 고역이라면 건축 설계 쪽 일은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법 조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면 법률과 관련된 직업 역시 피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을 상대하고 영업하는 일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영업직이나 학원 운영, 정치처럼 수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맞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혼자 몰입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연구직이나 비교적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알아봐야 합니다. 물론 세상에 완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사람과 덜 부딪치는 일은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버릴 것을 먼저 버리면서' 선택의 폭을 좁혀가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2단계: 일을 좋아지게 만들기(일에 정 붙이기)


싫어하는 일들을 제거한 뒤에는 남은 직업들 중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꾸준히 해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입사 후 맡게 된 업무가 정말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싫은 일이 아니라면 일에 정을 붙여보는 겁니다. 어떤 일이든 끈기 있게 하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점점 더 잘하게 됩니다. 숙련도가 높아지고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 그 일은 서서히 '좋아지는 일'로 바뀝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숙달될 때까지 끈기 있게 반복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년쯤 지나면 눈 감고도 할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입니다. 자신감이 생기면 점점 더 깊이 파고들게 되고, 전문가로 성장하는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던 일이 어느 순간 평생 업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일을 중심으로 업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도 있고요. 이러한 관점은 이미 성공한 대가들이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해 온 이야기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교세라, KDDI 전 회장)


"일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 일을 계속해서 잘하게 된 이후다."

<왜 일하는가?> 중에서


그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는 메시지에 비판적입니다. 일은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해내는 과정 속에서 좋아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데일 카네기 (자기계발 대가)


카네기는 <자기관리론>에서 '재미없는 일을 재미있게 만들기'에 대해 사례를 들면서 설명했습니다.


1) 할런 A. 하워드 사례

할런 하워드는 고등학생 시절 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판매대에서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일을 했습니다. 그 일은 재미없고, 때로는 수치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계속해야 했기에 그는 아이스크림을 연구하기로 결심합니다.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왜 어떤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는지, 아이스크림의 화학적 원리를 파고들었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두각을 나타냈고,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식품화학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뉴욕 코코아 거래소가 주최한 코코아 활용을 위한 연구 논문 공모전에서 상을 받게 됩니다.


2) 새뮤얼 보클레인 사례

공장에서 볼트를 만드는 따분한 일을 하던 샘은 그 일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당장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생각을 바꿉니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이 일을 재미있게 만들어보자고요. 옆 기계공과 생산량 경쟁을 벌이고, 기계를 바꿔가며 속도와 정확도를 겨뤘습니다. 그의 실력을 눈여겨본 작업반장은 더 중요한 일을 맡겼고, 그것이 승진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30년 후, 샘은 볼드윈 로코모티브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성공학의 대가)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금의 일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 잠깐,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생산성을 띠게 된다. 따라서 당신이 지금 하는 일에서 실력을 갖춰야 한다. 단지 실력이 그저 그렇다는 이유로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둬선 안 된다. <성공의 지도> p24.


세 사람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일은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게 되면서 좋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직업을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면 먼저 싫어하는 일을 피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봅시다.


그리고나서 어떤 일을 선택했다면 그 일을 잘할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매진해 봅시다.


끈기를 가지고 일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해가다 보면 조직과 상사, 동료로부터 인정받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이 점점 좋아지게 됩니다.


노는 것도 월급 주면서 매일 8시간씩 놀라고 하면 금방 싫어지고 지겨워지지 않을까요?

이렇듯 저절로 즐겁고 신바람 나는 업(직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김연아도 피겨스케이팅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을 거고, 손흥민도 그라운드에서 뛰어다니는 것이 매일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 붙여서 끈기 있게 잘할 수 있는 일, 그게 결국 나에게 맞는 일이고 내가 좋아하게 되는 업 아닐까요?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