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2박 3일의 꽉찬 일정으로 즐거이 ‘출발’을 외쳤다. 그런데 차량의 엔진 경고등이 뜨며 꺼지지 않는다. 어제 TV에서 불타는 차량을 봤더니 더욱 걱정되었다. 급하게 정비소를 찾았다. 일반 정비소는 점검이 불가능하고, 본차량 정비소로 가려면 거리도 멀고 예약되지 않으면 안 되어서 인근의 전문정비소에 들렀다.
일전에 바늘만한 구멍이 생겨 바람이 빠져 경고등이 한참 뜬 적이 있었다. 별 문제 없이 한 달을 달린 경험도 있었기에 그 정도로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고속도로에 올렸다가 큰 코 다친 적이 있었다. 고속도로로 한참 달리다가 결국은 4개의 타이어가 다 터져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견인차에 실려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달리던 중에 차량의 모든 경고등이 뜨며 핸들도 브레이크도 듣지 않아 거의 죽을 뻔한 경험을 했던 적도 있었다. 팬밸터가 끊어져 버린 것이다. 만일 경고등을 무시하고 계속 달렸다면 상상 만해도 실로 끔찍하다.
이 날 전문가에게 경고등이 들어온 이유를 확인해보니 엔진에 불순물이 있고, 오일필터, 팬밸터 등을 교체해야 한단다. 당장에 부품이 없어 작업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예정된 강의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해하는 내 모습을 보며 사장님이 본인 차량을 가지고 가란다. 완전 구세주.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하니 걱정하지 말라 해서 차량을 리스해 급하게 보은으로 달렸다. 강의 시작 10분 전에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이틀 강의가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경기도 시흥으로 달려서 강의를 가고, 끝나자마자 저녁에는 충남 서산으로 향했다. 오후에 서산 강의가 끝나고 저녁에도 특강이 잡혀 있기에 4시간을 부지런히 달려야만 한다.
이런 와중에 완성하지 못한 강의록 3,4개를 만들어야 하고, 프로그램도 기획해야 하고, 중간에 강의연결도 해드려야 하고, 방송원고도 써야 하고, 학생들 채점도 해야 하고, 코칭보고서도 작성해야 하고, 연말 송년회 모임도 준비해야 하고 정말로 정신이 없다.
그래도 이럴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블루투스가 되지 않는 차량 안에서는 모든 음을 다 끄고 고요히 앞으로 나아간다. 삶의 수많은 경고등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내 삶의 과제에 온전히 집중해보려 한다.
오늘도 불꽃 퐈이야~~~^^
*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