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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철상 Jun 08. 2020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며 배운 삶의 교훈

제가 한 달 넘게 길거리 쓰레기를 줍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덕분이기도 하고 애완견 덕분이기도 해서 그 경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외부출강이 줄어들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언제부터인가 노년이 되면 ‘길거리 쓰레기를 줍자’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최소한 내가 살던 지구의 한 모퉁이만큼은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늘 마음이 있었는데요.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죠.      


제가 길거리 쓰레기를 청소하게 된 이유 

코로나19 덕분에 강아지 산책을 자주 나가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아이들과 돌아가면서 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개학을 하니 제가 다 도맡아 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이런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사용하려면 ‘지금이 쓰레기 줍기에 바로 적기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실행에 옮겼답니다.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얻은 제 삶의 배움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제 느낌 글과 말로 공유해봅니다.     


글로보기 : https://brunch.co.kr/@career/237 

영상보기 : https://youtu.be/B7dp8bjVFNQ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똘이’인데요. 실제로는 ‘도리’입니다. 도리를 지키는 강아지가 되라고요^^ 그런데 받침이 없으면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고 하고 애칭으로 똘이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이름 덕분인지 참 도리를 잘 지키는 강아지입니다. 대소변 가리는 것은 기본이고, 온갖 몸짓언어를 하고, 다른 강아지에게 짖지도 않으며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소파에도 올라오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해 제가 강아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너무 강아지를 원했고, 어머니 치매 때문에 혼자 집에 계실 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까 하고 지금의 똘이를 입양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주간돌봄센터를 다니며 더 이상 우리 집으로 오기 힘들게 되셨고, 아이들은 말로만 좋아하고 행동으로는 거의 돌보지 않는 거였습니다.      


제가 책임감은 강한사람인지라 똘이를 하루 종일 집에만 두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가능하면 ‘1일 1산책’을 목표로 책임지고 산책을 시켜왔는데요.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만 아니면 비오는 날이라도 오전이나 오후나 저녁에 틈을 잘 잡으면 산책 나갈 시간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매일같이 산책 나갈 때 10L짜리 쓰레기봉투 하나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한 거죠.     


길거리 쓰레기 줍기로 얻은 만원의 행복 

처음에 그런 결심을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제가 할 수 있겠나 염려하기도 하고, 괜스레 쓰레기봉투 값만 나가지 않겠느냐고 묻더군요. 사실 저도 종량제 봉투값을 잘 몰라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경우에는 430원이더라고요. 그러면 한 달에 30일 나간다면 12,900원인데요. 사실상 한 달 모두 나가기는 어렵고 많아야 25일 정도인데 그 정도면 딱 만원 밖에 안 드는 거죠. 한 달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내는데 단지 만 원이라니. 정말 ‘만원의 행복’이라는 예전 방송 프로그램이 떠오르더라고요.      


아내는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가 깨끗하지도 않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으니 비닐장갑을 끼고 하라는 겁니다. 시작 이튿날 그렇게 해봤는데요, 다소 불편하기 했지만 그보다도 쓰레기 줍는다며 쓰레기를 다시 더 하지 않나 싶어서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통 1시간 정도 산책하니까 한 시간 동안 한 손만 조심스럽게 사용하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쓰레기를 치우다보면 별의별 쓰레기가 다 있습니다. 모양이나 형태도 제각각인 경우도 많습니다. 쓰레기 중에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 강아지 변을 치울 때입니다. 일반 쓰레기야 그럭저럭 지나갈 수 있는데 강아지 변이 길거리에 있으면 보는 사람도 불쾌하지만 혹시나 밝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때는 얼마나 불쾌하겠습니까. 보통 사람은 불쾌해도 치울 방법도 없으니 그 불쾌함을 그대로 가슴에 안고 가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 불쾌한 감정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그것을 버린 사람에게 갈 터인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니 어떤 형태로든 다른 형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감정으로 전달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런 변을 한무뎅이 치우고 나면 그렇게 흐뭇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하루에 보통 2,3건은 보이더라고요. 이런 변조차 버려진 휴지 등을 활용해서 집어서 버립니다. 쓰레기로 쓰레기를 치우는 거죠. 크기가 아주 작은 경우도 있어서 레이저 눈빛으로 잘 살펴봐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저희 어렸을 때는 소똥이 제법 있었는데요. 요즘은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이 많다보니 반려동물과 함께하시는 분들의 주의가 요구되지 않나 싶습니다.      

한 달 동안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며 느낀 점

가끔은 다 치우고 싶어도 치우지 못하는 쓰레기가 있는데요. 바닥에 딱 붙은 작은 종이나 비닐도 있지만 대부분은 담배꽁초인 경우가 많습니다. 줍긴 줍는데 강아지와 이동하며 줍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계속 멈춰서 줍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젊은 날의 저도 흡연자였기에 엄청 버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평생 이 담배꽁초도 주워나갈 거라고 다짐해봅니다.     


쓰레기도 별의별 쓰레기가 다 있고, 별의별 모양으로 버린 쓰레기가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안 좋은 형태의 쓰레기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겨둔 쓰레기입니다. 그러니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들인데요. 어떤 큰 물건 뒤라든지, 깊은 바위틈이라든지, 하수구 틈이라든지 이런 곳으로 버린 쓰레기들입니다. 이런 쓰레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끄집어내어 버리기도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 쓰레기 줍던 교감선생님이 가지고 다니던 집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꽁꽁 숨기기보다는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이렇게 꽁꽁 숨겨진 쓰레기는 우리 자신이 직면한 문제나 핸디캡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이나 마주친 문제나 열등감이 있으면 밖으로 드러내 적극적으로 고쳐나가려 하기 보다는 뒤로 늦추거나 숨겨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놓으면 어떻게 해서든 문제인지 알아차리니까 어떤 형태로던 개선할 여지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쓰레기를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겨놓듯 버리면 우리 내면의 무의식에 숨겨둬 버리면 나중에는 치우기가 아주 어려워지는 현상과 같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정말 어렵고 힘들면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들이 부끄러운 일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자기 스스로 문제를 끄집어내어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죠.     


쓰레기를 쉽게 버리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한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만일 쓰레기를 버리신다면 그렇게 꽁꽁 숨겨서 쓰레기를 버리기보다는 차라리 잘 보이는 곳에 아무렇게 대충 버리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청소부가 치우긴 치우게 되니까요.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아내가 쓰레기 치우면 어떤 기분이 드느냐고 묻더군요. 그때는 정말 별 생각 없었습니다. 오로지 강아지와 쓰레기에만 집중하며 다녔거든요. 마음을 정화한다는 기분으로 쓰레기를 줍고 다녔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끔 지나가시는 분들이 인사를 건네기도 하시고 ‘대단하다, 큰 일 하신다, 이렇게 우리 동네를 사랑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아이쿠 착한 양반이네’ 등의 칭찬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부끄러워 그저 웃고 말지만 그런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칭찬 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쓰레기 줍기가 욕심과 어지러운 마음정리에 도움이 돼

아내는 그러면 기분이 좋지 않으냐고 하는데요. 네, 기분 좋습니다. 욕심이나 어지러운 마음도 조금은 정리가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 기분이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쓰레기봉투만 들고 있을 때는 어떤 쓰레기든 다 집어넣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리 더러운 쓰레기를 봐도 걱정이 되지 않는데요. 제 손에 쓰레기봉투가 없을 때는 딱 스파이더맨이 망토 안 입고 사고가 나고 있는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우연히 한 TV광고를 봤는데요.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청년을 인터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넓은 바다에서 쓰레기 몇 개 줍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라는 질문에 밝게 웃으며 ‘최소한 제가 걸어온 길은 변화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마음에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 대답이 지금 제가 실천하고 있는 이 행동을 잘 표현해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든 길을 다 청소는 못해도 최소한 내가 지나온 길은 변화니까...

혹, 여러분들도 평소에 결심만 하고 못하는 일들은 없으셨습니까. 저처럼 쓰레기 줍기나 기부하기나 여행하기나 젊은 분들이라면 이성친구에게 고백하기 등으로 다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일부 사람들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기부해야지’ 하고 마음먹습니다. 인내심과 참을성이 많은 사람들은 성실하게 일해서 ‘나중에 은퇴하고 여행 다녀야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닙니다. 아주 작은 금액이라도 지금 기부를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여행도 성실하고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틈틈이 해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굳이 뒤로 늦출 필요가 없는 겁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들이나 어린 시절 해보고 싶었던 모든 일들에 도전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도 새로운 매체인 유튜브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건 생각하지 않았을 뿐더러 ‘절대 안 해야지’라고까지 결심했던 일이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지금 딱 대학교 신입생이 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시대변화의 흐름이라는 생각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의 구독과 좋아요가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무엇이든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도 불꽃같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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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교육&상담 문의 

취업진로지도전문가 과정 https://careernote.co.kr/notice/1611

이메일 : career@career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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