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Dinner & Dance 행사에서 한 재능기부
예전 회사에서는 매년 디너 앤 댄스(D&D)라고 연말 파티를 하곤 했었다. (코로나 이전이었음)
매년마다 테마를 정해서 팀별로 그에 알맞은 코스프레를 하고 오는 행사였다.
처음 겪어보는 디앤디 행사에 이번 연도 테마는 어떤 걸까 하고 굉장히 궁금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공개된 테마는 두둥.
바로 할리우드 영화, Movie star 였었다.
싱가포르에는 사실 이런 D&D 행사를 하는 회사들이 꽤 많은데
당시 우리 회사는 이 코스프레도 그냥 설렁설렁 대충 하는 것이 아닌
아주 마음먹고 제. 대.로. 하는 분들이 많아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엔 어떤 코스츔을 준비해야 하는지 벌써부터 고민된다는 동료들이 많았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심사숙고를 거친(?) 팀 회의 끝에
올해 우리 팀은 영화 <다크 나이트>로 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 매니저님은 그중 메인 인물인 Joker를 담당하겠다고 자원하셨다.
당시 매니저님은 일본분이었는데 작년에도 코스프레에 엄청 신경을 쓰셨다고 들었었다.
올해도 여전히 디앤디 준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신 듯했다.
매니저님은 조커 그리고 나머지 우리들은 죄수들이라는 테마를 하고
코스츔 가게로 가서 의상도 준비를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듯했다.
디앤디 날짜가 일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매니저님께서는 나를 1-1 회의를 하자고 부르셨다.
중요한 업무일인가 잔뜩 긴장하고 들어간 회의실에서
매니저님께서는 나에게 어렵게 부탁을 하나만 해도 되느냐고 조용히 말을 꺼내시며
바로 이번 디앤디 때 조커 분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셨다.
나의 메이크업 취미 생활에 대해 이미 우리 팀 사람들 모두 알고 있어서 그런 듯했다.
사실 나의 메이크업 스타일은 신부화장, 아나운서 화장, 패션쇼 모델 화장과 같은
미용 쪽 화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조커 같은 "분장"은 페이스 페인팅과 같은 특수 화장품을 사용해야 했기에
다소 부담이 되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매니저님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고,
퇴근길에 페이스 페인팅, 유튜브로 조커 분장들을 모조리 찾아보고 집에서 내 얼굴에 스스로 연습을 해보았다
그리고 디앤디 당일에 행사 2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매니저님의 화장을 해드렸는데, 옆에서 다른 분들이 계속 구경을 하시길래
은근 부담이 되었지만, 무사히 메이크업을 완성해드렸다.
그날 베스트 드레서 후보에도 오르신 조커 매니저님은 엄청 흡족해하셨다.
그저 취미로만 시작했던 메이크업이었는데
회사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기회에 활용할 수 있어서 신기했던 경험이었다.
미용을 위한 화장외에 특수분장용 메이크업도 나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기술로 다른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될수 있어서 보람있었다.
다음에는 할로윈파티때 딸래미 분장을 시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