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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Jan 12. 2021

수상자 사례집을 읽고 나서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한국에서 소포가 도착했다.


얼마 전 한 글쓰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는데 수상자들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주최 측에서 보내준 것이었다. 한국에서 정말 많은 책들을 주문해서 읽어보았는데, 막상 이렇게 나의 글이 실린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소포를 뜯어보면서 들뜨고 설레는 마음이었다. 


어떤 이는 고작 "장려상"인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사실 상의 크고 작음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었고,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이 책으로 엮어져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다른 수상작품들을 보니 글을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고 맛깔나게 쓰셨는지, 그렇게 훌륭한분들의 글들과 함께 실려서 영광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시도했던 많은 일들 중 제일 후회없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 습관을 들인 것이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영어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살아온 일상에서 내가 가장 편안한 "나다움"을 보일 수 있는 한국어 글을 쓰는 시절이 그리웠다. 옛날에 시작했던 블로그에는 점점 광고글로 넘쳐난다고 생각했을 무렵,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하기 시작했다.


브런치에는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이 참 많았다. 일상에서 보는 흔한 소재를 하나의 작품으로서 풀어내는 솜씨에 스크롤 다운을 하면서 감탄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나는 글솜씨가 뛰어나거나, 문학적인 감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저 일상들과 경험들을 아깝게 흘러가는 기억으로 방치해두기보다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겪은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시절, 답답하던 마음을 달래주었던 건 바로 아무 말 대잔치처럼 써 내려간 브런치 글이었다.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 수도 없었던 그때, 생각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갔던 글이 은근 힐링효과가 있었던 것도 같다. 그런 습관들이 하루 이틀 쌓이다가, 어느 날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브런치에서는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을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고 있지만, 그중 몇몇 작가님들의 프로필에 나온 "출간 작가"라는 명함이 대단해 보였고 부러웠다. 


나의 이름이 작가라는 명함 아래 나온 책을 서점에서 발견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출간 작가라는 꿈, 아직 그 꿈에 다가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공모전 입상으로 다른 분들과 함께 "사례집"이라는 이름의 책에 실리게 되어 기쁜 마음이었다. 공모전에 도전해서 물론 떨어진 경우도 많았지만, 아직 출간 작가도 아니었고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서, 그저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니 타격은 크지 않았다. 


요즘은 다시 회사일이 바빠져서 브런치 글을 예전만큼 자주 쓰진 못하고 있지만, (왠지 브런치는 장문의 제대로 된 글을 써야할것 같은 압박이 있다) 그래도 나에게 작가라는 꿈을 안겨준, 그리고 나 다운 글을 쓰도록 작은 용기를 준 이 공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훗날 나도 브런치의 많은 작가님들처럼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권 낼수 있을 그날을 꿈꾸며, 계속해서 나 다움을 담는 글쓰기를 이어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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