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리어 아티스트 Jul 17. 2021

글쓰기의 의미

쓰고 싶은 글과 써야 하는 글 사이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


현재까지 내가 쓰는 글에는 정해진 마감일도, 타깃 하려는 독자, 시장성, 마케팅 같은 의무감이나 전략은 없다. 그저 순수하게 내가 쓰고 싶을 때, 마음이 움직일 때만 모니터를 켜고 자판을 두드려왔 현재 나의 생각이나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사진처럼 담아두려는 기록의 목적이 더 크다. 한마디로 "일"이 아닌 "취미"로 즐기면서 쓰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메이크업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내가 이것을 "일"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나를 홍보해서 고객을 유치하려고 애쓰거나, 하기 싫을 때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내가 진정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작가의 꿈을 갖고 출판을 시도하려고 했다가 결국 포기했다는 분이랑 이야기를 했다. 그분은 왜 책을 내고 싶은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고 한다. 책을 씀으로써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해 생각한 결과 그다지 얻는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하셨다.


책을 사고 싶은 사람보다는 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시대다. 꼭 굳이 종이책을 내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면, 그리고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미 <작가>가 된 것이라고 한다.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머릿속이 복잡할 때, 글을 씀으로 인해서 생각이 정리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감기 기운 때문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글쓰기 프로젝트 마지막 날인 오늘, 자판을 두드려본다. 함께 글을 쓰는 사람들과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준다는 것도 신선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쓰는 것이 아닌 글을 함께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래서 서로의 글을 읽고 댓글로서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도 좋았다. 글감이 딱히 떠오르지 않더라도 말 그대로 부담 없이 토하듯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매일 글을 쓰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나는 어떤 특정 목적이나 정보성 글이 아니라 그저 이 순간에 존재하는 나로서 "나다움"을 담은 글을 쓰는 것이 좋다. 메이크업이나 글쓰기나 두 개의 공통점은 바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이 묻어나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매력이다.


책을 출판할 때는 대중성, 돈이 되는 글, 마케팅과 같은 수익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특정 목적을 의식하고 쓰게 되면 과연 자연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쓰고 싶은 글과 써야 하는 글 사이의 간극이 조금은 멀게 느껴지기도 하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나다움이 묻어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아직 잘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쓰는 즐거움은 놓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치렁치렁한 너와의 작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