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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Aug 03. 2021

외국에선 한국책이 그립다

한국책이 고픈 날

표지사진으로 우연히 고른 사진에는 베트남어 책을 읽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나의 책장에는 아직 포장도 뜯지못한 한국 종이책들이 빽빽하게 꽂혀있다. 그런데도 사고 또 사고 해외배송요금이 부담이 될법도 하지만 정말 읽고싶은 책들이면 배송료에 관계없이 그냥 사게된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가는 길이 막혀서 답답한 마음에 자꾸 한국책이 고파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돌이켜보니 책에 대한 욕심은 어린시절부터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살던 어린 시절, 제일 부러웠던 친구는 바로 한국 책을 책장에 한 가득 갖고 있던 친구였다.

그 당시 유행하던 만화잡지나나, 댕기, 밍크등등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항상 최근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최신호를 갖고 있었다. 친구가 다 읽고 나서 빌려주는 날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처럼 좋았다.


외국생활이었기 때문에 텔레비전에는 별로 흥미를 끌만한 것도 없었고, 친구들과 노는 것외에 혼자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수 있는 방법이란 오로지 책을 통해서였다.  외에도 친구집에는 다양한 만화책 시리즈가 정말 많았다. 인어공주를 위하여, 빅토리 비키, 풀하우스 와 같은 당시에 인기를 끌던 만화책 시리즈를 전부 다 갖고 있었는데 내 눈에는 그 친구가 제일 부자인것 같았다.


초등학생 때는 만화 월간지에 빠져있었다면,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패션잡지로 관심사가 이동했다. 쎄씨, 키키, 등등 잡지에 등장하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아이템들을 보면서 한국으로 언젠간 컴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나는 한국사람이면서도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동경하는 중학생 소녀였다. 한국에서 아빠 회사 동료가 출장을 오실때면 필요한것이 없냐는 질문에 나는 항상 책을 갖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역시 한국책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이 북으로 읽는 것과 종이책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읽는 느낌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영어 이메일이나 문서만 보다가 좋아하는 작가가 쓴 한국책을 한장한장 넘겨읽을때마다 어린시절 아껴읽던 한국잡지들이 생각난다. 옛날 처럼 잡지를 사다볼까 싶기도 하지만 요즘에 나의 눈길을 끄는 책들은 수필집이다. 


싱가포르에서는 키노쿠니야라는 일본서점이 있다. 그래서 일본책들도 사서볼 수도 있는데, 한국책을 파는곳은 없다. 오늘도 나는 한국책들을 인터넷 서점으로 바라보면서 지름신을 잠재워본다. 아직 읽지도 않은 책들이 가득하니까, 일단 있는 책부터 다 읽고나서 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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