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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Oct 22. 2021

코로나 시대의 한국 방문

콧구멍이 남아나질 않겠지만 그래도 좋다

큰 마음을 먹고 결국 한국행을 결심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해본 PCR 검사는 생각보다 아팠다. 공항에서도 면세점들은 전부 문을 닫은 후였다. 모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풍경들이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바뀐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 공항은 여행의 설렘이 가득한 공간이라기 보단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묻어났다. 


텅텅 빈 공항


한국에 도착 후 쌀쌀한 공기가 나를 반겨준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건소에서 했던 검사는 생각보단 안 아팠다.

6일 후 또다시 PCR 검사를 해야 하지만 그때도 부디 안 아팠으면 좋겠다. 코안으로 기다란 면봉이 들어오는 기분은 영 찝찝하다.


아무튼 한국에 갑자기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결국 세상을 떠나신 외삼촌의 장례식 때문이었다. 무거운 마음의 며칠이 지나갔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야 조금씩 한국에 왔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2년이 넘게 오지 못했던 그리운 한국-


지금은 가을이라기보다는 겨울이 더 어울리는 날씨지만

그래도 한국의 쌀쌀하고 상쾌한 공기가 반갑고 좋다. 싱가포르의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보단 한국의 겨울 공기, 붕어빵이 어울리는 이 날씨가 눈물 나게 그리웠다. 장례식을  치르면서 인생의 목적, 행복의 의미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래의 올지도 모를 어떤 막연한 행복보다는 바로 지금 당장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짧은 한국 일정이지만 그래도 2년 넘게 오지 못했던 우리라의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서 거쳐야하는 절차가 많았더라도 한국에 온 경험은 충분히 그 귀찮은 과정들을 겪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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