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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의 결정만이 남았다

by 커리어 아티스트
왜 이렇게 약해지려고 해, 너 답지 않게.

친구가 통화에서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이직의 결정 앞에서 이렇게 망설여지기는 처음이다.

면접과 연봉협상이 끝났고, 이제 나의 선택만이 남았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전, 이렇게 선택의 무게가 무거운 줄 몰랐다.


비전과 가능성을 보면 당연히 너무 감사한 기회이다. 그런데 면접 동안 겪었던 새로운 분야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나를 삼키고 있었고, 굳이 힘들게 일부러 고생을 하러 가는 이유를 찾기 힘들었다. 면접을 다 보면 마음이 정해지겠지, 연봉협상을 다 하면 마음이 정해지겠지 하고 선택을 미뤄두었고,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기에 와 있다. 만장일치 합격, 그리고 결코 나쁘지 않은 보상 앞에서 왜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 건지 이런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낯설다.


그동안 이곳에서 아등바등 노력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결과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좋은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점도 많았고, 일 성과도 나쁘지 않게 나왔다. 프로 이직러로서 계속 옮겼던 것에 지쳐있었기에, 이번에야말로 오래오래 일해야겠다란 생각을 했다. 어느 회사이든지 항상 뭔가 100프로 만족하긴 어려웠는데 이곳에서는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 그러던 중 받았던 제안이었기에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전혀 새로운 분야로 가는 모험은 현재 커리어 플랜에서 그려보지 않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고, 차곡차곡 다져나가는 그런 내 모습을 내려놓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을 놓쳐버리면 아쉬움은 남을 것 같았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기회를 놓쳐버리고 후회할 것 같다는 두려움. 비전 있는 분야이고 도전하면 분명 재미있을 분야인 건 맞다. 배경지식이 없어서 다시 배워야 하고 고생하긴 하겠지만, 새로운 "도전"은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가치라서 특별히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커리어 성장이란 안정감 있는 것에서 벗어날 때,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려고 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While change is uncomfortbable and filled with uncertainties, that's where "growth" happens.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 결정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드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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