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립스틱 품절 기사를 보며
그녀는 바로 브랜드 희소성의 가치를 사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아무나 쉽게 흔히 살 수 있는 물건 말고, 진입장벽이 높아서 나만이 특별하게 가지고 다니는 것을 소유하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마치 트로피처럼 에르메스 가방을 책상 위에 두면 그동안 야근하고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열심히 일해서 본인의 능력으로 구매한 명품가방은 그녀에게 있어서 스스로의 소중한 가치와 능력을 대변하는 자부심이었다.
언젠가 읽었던 책 중에 일본 작가가 쓴《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가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돈을 모으느라 애쓰는 대신 갖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야 더 많은 부가 따라온다고 말하는 것이 요점이었다. 돈 쓰는 걸 무서워하며 평생 모으기만 하는 사람이 될지, 과감하게 욕망을 충족시키면서 더 큰 부자가 되는 꿈을 꿀지 에 대한 책이었는데 명품 구매를 허영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벌 게하는 동기부여로 삼으라는 것이 요점이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40811211514287
그러던 중 오늘 본 기사에서 에르메스가 코스메틱 라인으로 립스틱을 출시했는데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줄 서서 백화점에서 사는 바람에 이미 동이 났다고 했다. 에르메스의 상징인 오렌지 박스를 언박싱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도 큰 듯하다. 명품을 좋아하는 싱가포르 상황도 역시 예외없이 매진이었다.
에르메스 립스틱은 한국 가격 88000원, 그리고 싱가포르는 103달러에 출시되어있었다. 립스틱 가격치고 참 비싼데도 본인의 능력으로 소소한 명품을 소유할 수 있으면, 그리고 그런 소비를 함으로써 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면 이런 구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명품을 살 필요는 없지만, 만약 본인의 자존감과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능력이 되는 한에서 구매를 하는 건 본인의 선택이기에 무조건 사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물론 명품에 집착해서 쓸데없이 과시를 하기 위해 능력 밖의 물건을 사는 건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좋은 물건을 하나 사서 오랫동안 들고 다니면서 브랜드 가치를 즐길 수 있다면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
그래도 솔직히 에르메스 가방은 가격이 너무 비싸긴 한 것 같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 중에는 그 비싼 가방을 색깔별로, 모델별로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던데, 어떻게 그렇게 다 구매할수 있는 능력이 되는건지 대단한 것 같다.
언젠가 에르메스 가격 따윈 아무렇게 않게 느껴질 만큼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