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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Mar 04. 2022

갓 구운 빵을 닮은 글

살아있는 글쓰기

글이 예전처럼 잘 써지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막힘없이 줄줄 나오던 예전과는 달리 자꾸만 내 안에서 뭔가가 걸리는 듯한 생각이 든다. 더 완벽하게, 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쓰고 싶은데 라는 욕심이 생기면서부터 자꾸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아무말 대잔치가 아니라 완벽해야 한다는 무게감에 짓눌려서 인 것 같기도 하다.


글쓰기도 유통기한이 있는 것 같다. 글이 제일 잘 써지는 때는 갓 구운 빵처럼, 바로 오늘 겪은 그 생생한 경험담을 여과 없이 기록하는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나면 그 당시 상황의 생생한 느낌이 사라지고 기억에서 가물거린다. 그래서 내 글은 그날그날 일기 형식이어야만 비로소 거침없이 타이핑이 쳐지고 가장 신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한다는 말이 문득문득 떠오른다는 것.


오늘은 무슨 글을 써볼까 하다가 글이 써지지 않는 지금의 마음을 담아보기로 한다. 

이직 후 마음이 바빠서 일수도 있지만 점점 글쓰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새벽 기상은 변함없지만 깜빡이는 커서를 보다가 그냥 인터넷 뉴스의 유혹에 넘어가고 쓸데없는 유튜브를 보다가 황금 같은 새벽시간을 날려버린다. 마감까지 얼른 원고를 완성해야 하는데, 이것은 마치 시험기간에 온갖 딴짓에 정신이 팔리는 것 같다. 시험공부 외에 세상의 모든 것이 흥미롭게 보이는 심리처럼.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최대한 줄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쓰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나의 글은 그날그날 겪은 경험담일 때 진정성 있고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도움이 되는 내용을 쓰면서 경험담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익숙지가 않아서일까. 쓰고 나면 어색한 부분 투성이다. 도움이 되는 가치를 담은 글이어야 하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글 발행을 포기할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글에 힘이 있으면서 술술 읽히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 부럽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벌써 3월이 되었다. 시간이 가면서 마음이 바빠지고 마치 논술 시험시간에 얼마 안 남은 시간 안에 서둘러서 급하게 쫒기듯 답안지를 채워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글이면 읽는 사람도 그걸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매일 생생한 경험담에 나의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서, 단단한 글을 짓고 싶다. 내가 쓴 글의 첫 독자는 바로 나 자신이고,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담는 연습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비록 어설프고 다듬어지지 않는 거친 글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 있는 생동감은 잃고 싶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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