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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보다 중요한 실천

배운 것으로만 만족하지 않기

by 커리어 아티스트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추천받습니다."


우리 회사는 셋업 된 지 얼마 되지 않은지라 아직 체계화된 사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없다. 그러던 중, 인사부에서 전 직원에게 위와 같은 추천을 받는다고 했다.

자기 계발 관련 프로그램이라면 늘 눈에 불을 켜고 물색하던 나인지라 추천할만한 과정 정보들은 사실 이미 다. 그동안 커리어 비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대학원/ 단기과정 설명회들을 하도 많이 기웃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막상 추천 리스트를 써내려니 망설여졌다.


뜬구름 잡는 학문적인 내용보다는 얼마나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관점에서 단기간 내로 얼마큼 효율적인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주만 해도 수많은 미팅들이 예정되어있는데, 시간낭비를 하지 않으려면 제한된 시간 내로 현실적인 실행 방법들을 논리적 근거를 들면서 전문적인 견해로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말뿐인 이론 말고 진짜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 말이다. 간판 말고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이 고픈 요즘이다.


입사 후 하루도 똑같은 하루를 보낸 적이 없다. 미팅을 하기 전 해당 업종에 대해 초스피드로 파악한 이후 어떻게 우리와 실질적으로 상호협력관계가 될 수 있을지 연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어찌 보면 컨설팅과 비슷하단 생각도 든다. 준비는 많이 하지만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건지 막상 미팅 때가 되면 온갖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엉켜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강한 논리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혹시라도 내가 잘못된 정보를 주는 건 아닐지, 아직은 나에게 생소한 업계라서 자신감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감을 높이 확신을 가지 위해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고 나면 과연 전문가로 순식간에 짜잔 하고 변신할 수 있을까. 교육과정을 듣다 보면 마음의 불안감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아마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경험들을 통해 직접 부딪히면서 알게 되는 과정 없이 교육만 들었다고 저절로 전문성을 증명하긴 어렵다. 공부하는 행위 자체로서 위안을 삼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현재 필요한 부분을 캐치해서 그 갭을 메울 수 있는 현실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트레이닝은 기초지식을 다지는 것이고 나머지는 여전히 스스로 연구하면서 채워가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일머리, 순발력, 센스 같은 것은 가르쳐서 얻어진다기보다 경험을 통해 체득해야 하는 것 같다. 게다가 이 분야는 초기단계라서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 답안지 없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막연하기도 하고 솔루션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는 왜 일부러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란 생각이 들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런 시간들이 훗날 돌이켜 봤을 때 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미팅 전에 온갖 자료들을 머릿속에 우겨넣어가면서 해답을 찾는 과정이 결코 쉽진않지만 솔직히 이때가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할 보석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If not now, when?이라는 생각을 갖고 매번 미지의 세계를 향하듯 설렘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미팅룸에 들어간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도 만나면서 세상에는 정말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는 자극도 받는다. 교육과정을 듣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으로만 만족하기보단 직접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지혜도 터득하고 싶다. 메이크업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후에도 나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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