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불안 사이

나만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길

by 커리어 아티스트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기세로 미친 듯이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너무나 똑똑하면서 일도 잘하는, 백그라운드까지 훌륭한 동료들 사이에서 나는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극도 받았지만 동시에 나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조금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하면서 늘 불안했던 것 같다.


아직도 부족한 나는 남들처럼 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 노오오오력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다. 24시간 내내 업무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찼던 것 같다. 출근 전, 퇴근 후에도 집에서 업무 공부를 따로 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하루빨리 승진해서 화려한 날개(?)를 활짝 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도 저도 아닌 미지근한 상태 말고 확실하게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열정이 끝까지 유지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건강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고 있었는데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업계로 온 요즘, 대학 졸업 후 열정 한가득이었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항상 나보다 업계 경력이 긴 상사, 선배들과 일하는 게 익숙했지만, 지금은 훨씬 젊은 분들과 일하게 돼서, 또 다른 느낌도 든다. 그러면서 나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모든 것을 갈아 넣는 100%를 뛰어넘어 200%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었던 의욕이 넘치던 내 모습 말이다. 하지만, 이젠 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페이스 조절인 것 같다.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면서 강약 조절을 하지 않으면 무리가 되고, 번아웃이 온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커리어는 단기 스프린트가 아니라 장기 마라톤이기 때문에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중간에 여유를 찾을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요즘 업무 관련 책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는데, 예전 신입으로서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면서, 문득 나도 모르게 또다시 부족함이랑 단점에 집중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불안감에 좌지우지되서 내 안의 모습보다는 외부에 흔들리는 모습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단점보다는 장점을 레버리지하고, 기존에 내가 가진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정을 한 번에 다 소진 해버 리거나, 대단한 무엇인가를 단기간에 이루려고 하는 욕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꾸준함인 것 같다. 마치 갑자기 강한 화력에는 타버리지만, 은근한 불에서 적당히 조절한 계란 프라이가 더 맛있는 것처럼.


나만의 리듬으로 내가 가진 장점에서부터 시작하는, 나만의 단단한 중심을 찾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