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공모전 가작 당선
뛰어나게 잘하진 못하더라도 그저 마냥 좋은 것, 나에게 글쓰기란 짝사랑이다.
하루 종일 최신 테크놀로지에 관련한 이야기에 묻혀있다가도 일부러 종이에 글을 쓰고 사색을 하고 문학적인 표현을 떠올리는 아날로그 감성이 좋다. 빠른 스피드보다는 느릿느릿한 여유로움에 잠시 생각을 맡기고 있다가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들도 있고 바쁜 일상 속에서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게 힐링 시간이 되어준다.
수려한 글솜씨는 없더라도 흩어져가는 타지 생활의 시간들을, 그리고 그 순간의 기억들을 담는 그릇으로서 글쓰기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허무하게 잊히거나 사라져 버릴 순간들이 아깝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오래 살면서, 특히 계절의 변화가 없어서 몇 년이 흘러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생각이 들 때 그동안 쓴 글을 읽으면서 지나왔던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되곤 한다.
우연히 응모하게 된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연락이 왔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었는데 수필 분야에서 가작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시, 동화, 수필, 단편소설 부문이 있었는데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내가 평소에 자주 즐겨 읽고 쓰는 수필 분야에 끌려서 지원하게 되었다. 최고 수상작에 당선된 건 아니었어도 가작은 나에게 참 의미 있는 상이 었다. 아름다울 가에 지을 작, 뜻 조차도 참 예뻤다.
요즘 들어 바쁜 일상에 쫓기던 터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글쓰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슬럼프에 빠지거나 앞으로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글을 쓰라고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인 것 같았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성장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어 주었다. 시상식에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가족의 축하를 받는 수상자분들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이나 남편분이 꽃다발을 들고 수상자에게 전달해주는 순간, 수상자분들의 밝은 미소를 보고 있자니, 덩달아 흐뭇해졌다. 축하 공연 그리고 이어지는 시인분의 초청 문학강연까지, 왠지 한국에 두고 온 계절, 가을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낭만적이면서도 잔잔한 행복이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강의 도중에 기억에 남던 문구가 있었는데 이 글처럼 나도 역시 행복하단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하는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으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