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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Feb 02. 2023

프로의 세계

소속보다는 개인 브랜딩

최근에 이직을 하게 된 싱가포르 친구와 만났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친구였는데, 이번에 이직하게 된 곳은 지금보다도 더 작은 신생 스타트업 회사라고 했다. 다시 처음부터 세팅하는 업무가 힘들지 않겠냐고 물어보니 친구는 앞으로 그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생겨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옛날에 나와 같은 다국적 대기업에서 일했는데, 스타트업으로 옮긴 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구조조정이 대규모로 일어나서 난리인 요즘, 업계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항상 내일이 기대되는 기분으로 일한다는 그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연차가 늘어날수록 넥스트 스텝에 대해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직할 때 회사와의 면접은 일방적으로 평가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과연 앞으로의 시간을 투자할만한 곳인지 지원자로서 조직을 평가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이나, 결정권자의 포지션에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나 각자 장단점이 있다.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되는 무대일지, 나의 역량을 잘 살릴 수 있는 곳인지, 결정을 할 때 조직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언제 구조조정할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면서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나를 모셔갈 수 있는 강력한 브랜딩이 있으면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에도 당당해질 수 있다. 마치 미슐랭 스타 셰프가 본인을 채용해 달라고 구걸하러 다니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서로 모셔가려고 하는 것처럼, 혹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를 명문구단들이 높은 이적료를 제시하며 서로 스카우트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체할 수 없는 희귀성이 높은 스킬 셋을 갖춘 인재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단순히 높은 연봉의 문제를 넘어서 커리어의 주도성을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자신감은 결국 퍼스널 브랜딩에서 온다. 


조직의 이름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은 결국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회사는 나의 내공을 쌓을 수 있는 무대일 뿐, 영원히 커리어를 책임져 주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란 홀로서기를 하더라도 충분히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의 세계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같은 One이지만 "One of them"이 될지 "Only one"이 될지는 결국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 같다.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앞으로의 커리어 자신감을 채우는데 의미가 있을지, 계속해서 연구하고 채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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