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과 개나리의 풍경 속
최근 바쁜 스케줄과 일들에 파묻혀서 글쓰기 루틴을 지키기 힘들었다. 지키기 어려웠던 것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건강까지였다. 극심한 편두통과 그로 인한 구토증상으로 인해 식사도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일들을 한꺼번에 마주하면서 이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였지만 정신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나 보다. 낮에는 편두통, 밤에도 이어지는 불면증으로 컨디션이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문득 그냥 다 내려놓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건강이 악화되는 대로 방치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하고 있는 모든 일에 브레이크를 걸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도 이대로 그냥 방치하면 우울증이 될 수 있다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하라는 진단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돌아보는 것이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다 내려놓고 한국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으면서 소소한 수다를 떨면서 지내면
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그렇게 무계획으로
오랜만에 출장이 아닌 개인 일정으로 한국에 급방문하게 되었다. 남편은 아이들을 돌보겠으니 번아웃돼서 너덜너덜된 몸과 마음을 휴식하고 오라고 해주었다.
한국은 어느덧 봄이 한창이다.
벚꽃과 개나리가 활짝 핀 공항 길가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눈부신 봄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대단한 것을 하지 않아도, 그저 봄이라는 계절 속에서 오롯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봄은 새싹들과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니까, 나도 그런 풍경을 보면서 다시 reset 하고 싶단 생각이다. 비록 짧지만 이번에 한국의 봄기운을 가득 들이키면서 다시 시작할 에너지를 얻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