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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May 08. 2023

뻥일 것 같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합격률 올리는 팁

과학적으로 면접 합격률을 올리는 방법

* 이 글은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면접 합격률을 올리는 4가지 비법을 설명하는 글입니다. 이 글을 통해 합격률을 1%라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면접을 봐야 할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평소에 논문을 꾸준히 읽고 체크를 해두려고 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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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에 면접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논문들을 근거로 하여 《면접의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책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저 책에 담기에는 직관에 반하는 논문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과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이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은 제외했다는 것이죠. 


문득 이 내용을 제외한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내용들을 당신이 활용한다면 1%라도 합격률을 올릴 수 있고, 그 결과 불합격이 아니라 합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칼럼에서는 당신의 직관에 반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면접 합격률을 올리는 비법을 설명드려보겠습니다. 


1. 기회가 있다면, 악수를 하라


첫 번째 팁은 기회가 된다면, 면접관과 악수를 하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악수가 주는 효과를 한두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겠지만, 당신이 논리적인 사람이라면 악수를 하는 것이 합격률을 높인다는 저의 주장을 헛소리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1) 당신과 면접관의 악수의 강도와 그로인해 2) 면접관의 당신에게 내리는 평가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연구는 아이오와 대학교의 그렉 스튜어트(Greg Stewart) 교수가 텍사스 A&M 대학교, 네브라스카 크레이튼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입니다1


연구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자발적으로 모의 면접에 참여한  인사 전문가가 98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을 진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5명의 제3의 평가자들이 면접 전(before)과 후(after)에 지원자들과 악수를 나눈 후 악수의 강도를 평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악수의 강도와 면접관 평가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죠.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장을 논문의 후반부에 기재하였습니다. 


(···) 상대방의 손을 꽉 잡고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는 악수의 정석을 따라는 사람들이 면접관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
(···) individuals who follow common prescriptions for shaking hands, such as having a firm grip and looking the other person in the eye, receive higher ratings of employment suitability from interviewers. (···)


저는 악수와 면접과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입증한 한 가지 논문을 소개해드렸지만, 사실 이밖에도 조금만 검색해봐도 악수가 상대방과 친밀감을 높여주고2, 협상력을 증가시켜준다는 연구3는 많습니다. 


그렇다면 악수가 합격률을 높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직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모델로 바라봤을 때 '악수'라는 행위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나의 심리적 장벽(Psychological Barrier)의 문을 조금이라도 열어준다는 행위이고, 나의 컴포트 존(Comfort Zone)으로의 초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 날씨가 좋은 날에 면접을 보라 


두 번째는 날씨가 좋은 날에 면접을 보는 것입니다. 


즉, 날씨가 좋을 수록 면접관의 기분이 좋고, 면접관의 기분이 좋을 수록 당신의 합격률이 올라간다는 것이죠. 


우선 날씨가 좋다면 면접관의 기분이 좋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당신도 잘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면접관이 기분이 좋다고 해서, 아니 더 정확히는 날씨라는 사소한 요인 때문에 당신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확률이 높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토론토 대학교의 의과대학 교수인 도널드 레델마이어(Donal Redelmeier)는 자신이 직접 토론토 대학교의 의과대학생을 선별하기 위한 면접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4. 분석한 데이터는 2004년부터 2009년에 있던 모든 면접에 대한 내용이었고, 날씨와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 캐나다의 정부가 관리하는 데이터들과 비교 분석을 하였죠. 


그 결과, 비오는 날에 면접을 본 사람들은 햇볕이 쨍쨍한 날에 면접을 본 사람들보다 약 1%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1%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이 점수는 의과 대학 입학시험의 총점으로 환산했을 때 10%나 되는 수치라고 합니다. 



3. 오후보다는 오전에 면접을 보라


면접을 오후보다는 오전에 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은 저 말고도, 다른 전문가분들께서도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만약 당신이 커리어너스의 구독자라면 오후보다 오전에 사람의 인지 능력이 뛰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이 과학적으로 FACT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의지력 고갈(Willpower Depletion)이라는 모델로 설명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당신이 오후보다는 오전에 면접을 봐야 하는 이유는 면접관의 인지 능력이 오후보다는 오전에 높기 때문에 당신을 더 객관적이고 정확히 평가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으로 당신에게도 해당 되는 말입니다. 당신 역시 오후보다는 오전에 인지 능력이 높기 때문에, 당신의 입장에서도 오후보다는 오전에 면접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이렇게 주장을 하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팀장님, 저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서요 ㅠㅠ
오히려 오전보다는 오후에 보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요?


우선, 당신이 오전보다 오후에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면, 오후에 면접을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오전을 추천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와튼 스쿨의 유리 사이먼손(Uri Simonsohn)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5에 따르면, 당신이 오후보다 오전에 면접을 봐야 하는 이유가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 앞에서 3명의 지원자를 추천한 면접관은 4번째 지원자를 추천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9,000건 이상의 MBA 면접 데이터가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했다.
For instance an interviewer who has already highly recommended three applicants on a given day may be reluctant to do so for a fourth applicant. Data from over 9,000 MBA interviews supported this prediction. 




사실 면접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말은 타당할 수 있습니다. 기업마다 채용 방식이 다르겠지만, 하루 종일 면접을 봐야 하는 면접관이라면 보통 마음에 점을 찍어둔 지원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모든 사람을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면접관은 정해진 인원을 마음속에 정해두고 그 인원을 토대로 다른 면접관들과 의견을 공유하죠. 


만약 오전 면접이 끝나고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면접관들이 좋은 지원자들에 대한 합의를 이미 끝낸 상황이라면, 오후에 면접에 참여한 지원자가 면접관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여간해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전에 내가 좋다고 평가한 지원자가 오후에는 이미 나만의 지원자가 아니라 모두가 OK라고 말했던 지원자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오후에는 오전보다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일테니, 이런 편향은 더욱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것 역시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인사부서들은 오후보다는 오전에 합격률이 높을 것 같은 우수한 지원자들을 배치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인사부서는 채용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인사부서를 평가하는 다른 부서의 사람들 또는 임원진분들께서는 보통 오전에 면접을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글이 조금 길어졌는데, 결론은 간단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 때문에 당신이 오후보다는 오전에 면접을 보는 것이 조금이라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면접 시간을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면 오전에 면접을 보는 것을 저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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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면접을 보라



네 번째로, 당신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당신이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면접을 볼 수록 합격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언 역시 면접관뿐만 아니라 당신의 입장에서도 지극히 타당한 말입니다. 


우선 조명이 어두운 방보다 밝은 방에서 자신의 인지 능력과 자제력이 더 강해지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독일의 루드비히부르크 응용과학대학교의 안나 스타이들(Anna Steidle) 교수가 진행한 연구6에 따르면 밝은 방에 있던 연구 참여자들이 어두운 방에 있던 참가자들보다 자기 인식 수준(self-awarness)과 자제력(self-control)이 높았다고 합니다. 


제가 여러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자기인식 수준과 자제력이 높다는 것은 앞으로 높은 성과를 낼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신경과학에서는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표현을 하죠.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면접을 보는 것이 좋은 이유는 우리의 뇌가 연상 네트워크(Associational Networks)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면접의 과학》에서 설명한 개념으로 말씀드리면 연상 네트워크라는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의 결과물인 것이죠. 그러니까 면접관은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볼 때, 당신을 더 밝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면접장의 조명이 어둡다면 불을 좀 킬 수 있냐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저는 이런 경험이 딱 1회 있었는데, 저는 "커피 한 잔 타드릴까요?"라고 물어보는 직원분에게, 물이면 충분하다는 말과 함께 조명을 밝게 할 수 있을지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뻥일 것 같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면접 합격률 올리는 4가지 비법을 살펴봤습니다. 



1. 기회가 있다면, 악수를 하라
2. 날씨가 좋은 날에 면접을 보라
3. 오후보다는 오전에 면접을 보라
4.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면접을 보라



제가 다시 한번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이 4가지 요소들은 부차적인 요인이지 당신의 합격률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기업들은 면접관들을 교육하고, 객관적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여러명의 면접관을 투입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설명하는 편향들을 배제하기 위해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듀얼 프로세스 이론을 설명드린 것처럼 우리의 뇌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기 때문에 이런 편향들을 배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배제하는 것을 넘어서 '인지'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죠. 


그러므로, 당신이 4가지 사실을 체크해두고 합격률을 올릴 수 있을 시기가 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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