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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Aug 09. 2023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DT/DX)을 가로막는 장벽

요새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여러 글들을 읽고 있는데, 문득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타 산업군보다 디지털 전환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산업은 타산업군보다 오래된 산업군에 속하고, 전통적으로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어 온 산업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위 '빅 블러(big blur)'f라고 불리우는 산업의 장벽이 해체되는 현상은 현재 자동차산업을 강타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자동차산업의 어떤 특성들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느릴 수밖에 없는지를 고민해보겠습니다. 



1. 거대한 레거시 시스템



당신이 자동차 업계서만 일한 분이시라면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IT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레거시 시스템이란 레거시(legacy)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유산적 시스템', 즉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스템을 말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융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레거시 시스템은 다른 산업군들의 시스템과 비교해서 굉장히 거대합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반은 기계 기술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다른 산업과 달리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하기 위해서 커뮤니케이션해야하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의 어려움은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부품사와 전후방에 분포되어 있는 기업들을 고려하면 시스템 하나를 수정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하고 스터디를 해야 하는지를 감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입장에서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비용(cost)'에 해당하죠. 


인간에게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이라는 성향이 있습니다. 3만원을 획득한 기쁨보다는 1만원을 잃은 고통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것이 인간입니다. 이같은 성향은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기존에 투자해돈 모든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서 들여아 하는 투자비용은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특성상 상당히 거대할 수밖에 없죠. 


아울러, 자동차 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도 힘들어죽겠는데, 전기자동차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해버리는 바람에, 과거에 투자한 시스템에 대해서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가 골치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레거시 시스템은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 보안과 안전 문제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제품과 다르게 자동차는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규제와 법률적인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154700937



예를 들어, 얼마전에 위의 글에서 작성했던 전기자동차의 소음 문제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아울러, 현재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사례도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도대체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뜨거운 화두일 수밖에 없죠. 


이런 이유 때문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잃는 것이 돈밖에 없는 다른 산업군과 다르게, 자동차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동차의 가격이 가치가 일반적으로 다른 제품보다 크기 때문에 산업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들의 양은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말인 즉슨, 잠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공격받을 수 있는 요소들도 늘어난다는 말과 같죠. 


이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데이터를 보호해야 하고, 안전 표준과 같은 다양한 산업 표준을 준수해야하기 때문에 타산업군보다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3. 보수적인 산업 특성



마지막 3번째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은 자동차 산업의 보수적인 특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앞서서 언급드린 것처럼, 자동차의 경우 품질과 안전과 관련된 이슈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칩니다. 이런 특성을 지닌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업도 이와 비슷하죠. 


이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다른 기업들보다 한번 더 고민하고, 안전 이슈를 한번 더 체크하는 문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산업의 문화가 기업에게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문화는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자동차 제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문화가 보수적이라는 것은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말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혁신이라는 요소에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는 확실한 부분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문제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개념은 10년, 20년을 바라보고 하면 뒤처진다는 개념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산업이 투자해온 설비 기술은 수십년 동안 점진적으로 투자를 해올 수 있었지만, DT의 경우 빠르면 1~2년 내에 트렌드가 변할 가능성도 농후한 분야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은 짧은 기간 내에 대폭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에 대한 전문지식을 지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산업은 타산업군보다 디지털 전환에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디지털 전환에 느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거대한 레거시 시스템
2. 보안과 안전 문제
3. 보수적인 산업 특성



현재 자동차산업은 IT 산업, 콘텐츠 산업, 레저 산업 등과 같은 '혁신'을 대표하는 산업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과거의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수십 년 전에 만들어둔 시스템을 앞으로도 그대로 활용하는 기업의 파산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미국의 Big 3라고 불리우는 자동차 기업들이나 독일의 고급체 제조사들도 생존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강하게 추진중입니다. 


게다가, 이 글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느리다고 설명드렸지만 그것은 자동차 산업의 사이즈가 워낙 커서 그렇지, 자동차 부품 산업의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종 기계 부품들들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전장부품으로 변해가면서 기계 부품의 종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서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가져가야 할지, 어떻게 이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투자 효용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낼지를 고민하는 것은 당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s. 업무의 특성상 사무직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에 대해서 보수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오히려 반대로 디지털전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현장직의 경우 앞으로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careerners/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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