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vs. 워라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라는 뜻을 지닌 워라밸은 당신도 알다시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도록 워라밸을 고민해왔던 사람으로서, 결국 '일'을 잘함으로써 '워라밸'을 쟁취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대한 철학과 워라밸을 쟁취하기 위한 101가지 팁들을 담은 책이 《나는 워라밸을 내가 정한다》라는 책이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제가 설명하는 것은 '워라밸'이 아니라 '워라블'에 가깝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당신이 워라밸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저처럼 워라블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를 고민해보기 위한 칼럼입니다.
1. 워라밸형 인간의 특징
먼저 워라밸형 인간의 특징은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일과 삶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죠.
이것은 틀린 생각이 아닙니다. 오히려 산업혁명 이후 탄생한 기업들의 썩어빠진 사고관, 즉 노동자들은 기업을 위해 일하는 기계부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테일러주의(Taylorism)를 철폐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라밸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퇴근 이후에 취미 생활이나 자기계발과 같이 여가 시간을 마련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로는 '개인', '관계', '규칙', '계획', '규율'과 같은 것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당신이 "취미를 '일'로 하는 것처럼 끔찍한 것은 없을거야."라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면 워라밸형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구권에서는 '일'과 '삶'을 분리하는 타입이라는 뜻으로 '분리자(Segmentor)'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2. 워라블형 인간의 특징
워라블형 인간의 특징은 위의 그림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블렌딩(blending)이라는 영어 표현 그대로, 일과 삶을 융합시키는 형태의 가치관을 말합니다.
워라블형 인간의 특징은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흐릿하는 것을 개의치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일', '성장', '성취', '사회적 영향력' 등과 같은 것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당신이 저처럼 소위 '덕업일치'를 원하며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일로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워라블형 인간일 가능성이 큽니다.
워라블형 인간은 서구권에서 일과 삶을 통합한다는 관점에서 '통합자(Integrator)'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3.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이 이 글을 읽으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당신이 워라밸을 추구하든 워라블을 추구하든 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커리어너스 구독자라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워라블형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6시에 퇴근해서 맥주를 마시다가 휴대폰으로 업무메일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내일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 지금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있을지를 고민하며 미리 체크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워라밸형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친구는 직장의 물건들을 자신의 집에 가져오거나, 반대로 자신의 물건을 직장에 가져가는 것을 엄격하게 차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한번은 "너무 호들갑인거 아님?"이라고 묻자, 제 친구는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겠다는 자기만의 신성한 의식을 비하하는 표현은 자제하라며 엄중한 어조로 저를 나무랐습니다.
저와 친구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결국 당신이 일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따라서 당신에게 맞는 유형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당신에게 일과 삶을 어떤 조합으로 가져가야 할지를 알려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저와 비슷한 '워라블'형 인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보다는 당신의 삶이나 당신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일이라는 수단은 그냥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워라밸'을 지키는 것이 당신의 삶의 패턴이 부합하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p.s. 코로나19 이후 일과 삶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스스로 정의하는 것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 글을 읽은 후부터는 당신의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고 커리어를 밟아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안그러면 회사가 당신의 삶을 멋대로 규정짓기 시작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