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는 당신은 그동안 의사결정을 잘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의사결정을 잘해왔다면 현재의 모습이 만족스러울 것이고, 현재의 모습에 만족스럽지 않다면 의사결정을 못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어쩌면 현재의 모습이 만족스럽다고 할지라도, 의사결정을 잘해왔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늘 '의사결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매순간 노력해왔구요.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제가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읽은 글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전직 미국의 70대 재무부(Department of Treasury) 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Robert Rubin)이 1999년 펜실베니아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의사결정의 4가지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저는 의사 결정을 위해 4가지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첫 번째는 유일무이한 확실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결정은 결과적으로 확률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결정이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내려지게 된 과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s I think back over the years, I have been guided by four principles for decision making. First, the only certainty is that there is no certainty. Second, every decision, as a consequence, is a matter of weighing probabilities. Third, despite uncertainty we must decide and we must act. And lastly, we need to judge decisions not only on the results, but on how they were made.
당신은 첫 번째 원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로버트 루빈은 '철학'이라는 학문을 바라보는 자신의 프레임을 아버지의 것과 비교하면서 첫 번째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아버지 역시 대학에 다닐 때 저명한 교수님께 철학 강좌에 등록하셨다. 수업 첫날, 교수님은 아버지에게 교실 앞에 탁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을 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매우 영리하고 실용적인 분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교실 앞으로 나가서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시고는 그곳에 탁자가 있음을 증명하시고 강의실 밖으로 나가셨다.
When my father was in college, he too had signed up for a course in philosophy with a renowned professor. On the first day of class, the professor debated the question of whether you could prove that the table at the front of the room existed. My father is very bright and very pragmatic. He went to the front of the room, pounded on the table with his hand, decided it was there--and promptly dropped the course.
로버트 루빈이 소개한 아버지의 모습은 20대의 저의 모습을 연상케합니다. 20대의 저는 철저하게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옳다고 믿는 회의론적 실용주의자였습니다.
철학이라는 프레임에 입각해서 말했을 때 로버트 루빈의 아버지는 이 세상 사람들이 대부분 취하고 있는 실재론(Realism) 또는 유물론(Materialism)적 입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철학의 '유아론(Solipsism)'적 입장과 그과 유사한 관점을 취하고 있는 물리학이라는 프레임의 시뮬레이션 가설(Simulation Hypothesis)에 입각해서 본다면 눈앞에 존재하는 '탁자'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사실은 허상일 가능성이 매우 크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처럼 말이죠.
우리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살고 있지 않을 확률은 10억분의 1이다.
- 일론 머스크(Elon Musk)
로버트 루빈는 일론 머스크의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아버지의 견해와는 달리 자신은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을 보면 말이죠. 그는 만약 절대적인 것이 없다면 모든 결정은 서로 다른 결과의 확률과 각각의 비용과 이익을 판단하는 문제가 된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사실 경제학적으로본다면 로버트 루빈과 같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개인에게 이로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복잡계(Complex System)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문이 '위험(Risk)'이 아니라 '불확실성(Uncertainty)'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돈을 따기 위해서 도박을 하는 것은 '위험'에 해당합니다. 위험은 확률이 존재하고, 그 결과의 분포값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결과의 분포를 알 수 없습니다. 주로 당신이 특정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기업의 실적은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과 같은 요소들과 맞물려서 결정되기 때문에 '복잡계'에 해당하고, 이 때문에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는 것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커리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대기업을 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교육을 받거나, 공무원으로 30년을 일하면 평생토록 연금을 타면서 안정된 삶을 구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대기업에서 일을 하며 불행한 사람도 많고, 공무원으로 40년을 일한 이후에도 자신의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연금을 일시불로 미리 댕겨 쓰는 바람에, 7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도 있습니다.
2009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상한 사람들은 많이 없었고, 2019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19를 예상한 사람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제 친구는 2019년에 대기업을 퇴사하고 미국으로 MBA 유학준비를 했는데 코로나가 발생해서 2년 동안 집에서 놀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로버트 루빈이 제시한 첫 번째 원칙인 "세상에 확실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당신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의 커리어가 확실하다는 가정보다는, 당신의 커리어 패스가 불확실하다는 사실만 받아들여도 당신의 성공을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루빈이 말한 것처럼 모든 의사결정은 곧 확률 싸움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의 아버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훨씬 더 실용적인 관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저는 20대의 저를 회의론적 실용주의자였던 반면, 현재는 실용적 이상주의(Practical Idealism)라고 스스로를 설명하곤 합니다. 여전히 실용적인 의사결정을 원하지만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죠.
프랑스의 수학자였던 피에르시몽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 역시 저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실 대부분 확률의 문제이다.
- 피에르시몽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
저는 라플라스가 말한 것처럼 확률적 사고(Probablilistic Thinking)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관점이 '확률'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제가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는데, 실용적 이상주의적 관점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어떤 의사결정을 통해서 얻게될 결과의 기대값을 높이는 것이라는 뜻이죠.
확률적 사고라는 프레임 안에는 베이지안 사고(Bayesian Thinking)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 중 하나인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때마다 의사결정이 한결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아래의 글과 같이 말이죠.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783700502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로버트 루빈이 강조한 세 번째 원칙은 복잡하고 머리 아픈 문제는 일단 몸으로 때우고 보자라는 마인드셋을 지닌 제게 가장 좋아하는 원칙입니다.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아주 자주 까먹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내리는 결정 대부분은 불완전하거나 불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 말인 즉슨, 정보가 아무리 많을지라도 내가 내리는 결정은 불확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합니다.
(중략)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당신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었다면 몸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좋은 의사결정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조언을 당신의 커리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래 게시글을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714654469
많은 사람들이 과정보다는 결과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저도 이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아무리 좋다한듯,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참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을테니 말이죠.
하지만 로버트 루빈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데 심각한 저해요소가 됩니다. 간단히 말해서, 결정이 평가되는 방식은 결정이 내려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대중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선출직 공무원들과 워싱턴에 있는 그 밖의 사람들은, 판단이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 보다 효과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It's not that results don't matter. They do. But judging solely on results is a serious deterrent to taking the risks that may be necessary to making the right decision. Simply put, the way decisions are evaluated, affects the way decisions are made. I believe the public would be better served, and their elected officials and others in Washington would be able to do a more effective job, if judgments were based on the quality of decision making instead of focusing solely on outcomes.
(중략)
당신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실제 당신이 하려는 일 또는 하는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집중함으로써, 그 가치를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지를 고민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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