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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Nov 03. 2021

당신의 커리어가 꼬이는 이유

인지적 편향


* 이 글은 취업을 하기 전에 점검해야 할 내용을 다루는 칼럼으로, 신경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작성된 칼럼입니다. 힘들게 취업한 뒤에야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 글을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1. 비합리적인 커리어 선택

2. 인지적 편향

3. 사회적 검증 편향

4. 가용성 편향

5. 결론




1. 비합리적인 커리어 선택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한 번에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조직구조의 변화부터 경영의 혼란, 사내 정치, 직장 동료와의 인간관계, 스트레스, 업무 만족도 등과 같은 수많은 변수는 조직 밖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직업을 선택하고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변수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해도 당신이 인간인 이상 합리적인 커리어를 선택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사결정은 근본적으로 비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말한다.
나는 평생동안 이것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찾아왔지만,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인간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서 다이어트를 다짐하면서 저녁 때 야식을 시켜먹거나 내일이 시험인데도 유튜브에 빠져 있는 비합리적인 행동들을 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진짜 문제는 이런 것들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당신의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일에서도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커리어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연구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닌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원인을 추적해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지적 편향입니다.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덜 똑똑하고, 당신은 생각보다 자주 틀린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 틀린 판단이 인생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커리어 선택에도 적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커리어 선택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인지적 편향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커리어를 선택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2. 인지적 편향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이란 어떤 경험이나 사건을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편한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인지적 편향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당신이 학교 복도를 따라 걷다가 새롭게 입학한 후배의 옆을 지나치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신은 먼저 인사를 건넸는데 후배는 대답하지 않고 당신을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당신은 후배가 무례하고 괘씸한 친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배는 모종의 이유로 당신에게 화가 났거나, 수업에 늦었거나,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이 없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후배는 괘씸한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인사를 할 정신이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상황적 맥락인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성격적 특성과 같은 내부 요인만을 고려하여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경우를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커리어 선택을 할 때 일어나는 인지적 편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3. 사회적 검증 편향


비록 5천만 명의 사람들이 어리석은 것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 윌리엄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



첫 번째는 '사회적 검증 편향(social proof bias)'입니다. 사회적 검증 편향이란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함으로써 발생하는 잘못된 선택을 말합니다.


사회적 검증 편향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1964년에 일어난 '키티 제노비스 사건(Murder of Kitty Genovese)'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35분간 강도와 사투를 벌이며 살해를 당하는 동안 현장을 목격한 38명의 사람 중 한 사람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은 다른 목격자를 보고 자신이 모르는 모종의 이유가 있거나 괜히 끼어들었다가 망신만 당하리라 생각한 것입니다.




사회적 검증 편향: 다른 사람이 선택한 커리어를 따라가는 당신


마찬가지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 사회적 검증 편향에 의해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별로 좋아하거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있는 부모님, 친구, 동기, 선배들이 선택하는 직업을 쫓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취업이 기본적으로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지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내포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으로 검증된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지원하는 기업이 사회적 검증 편향에 따라 선택한 것은 아닌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4. 가용성 편향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이란 자신의 경험 혹은 자주 들어서 익숙하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가용성 편향을 친근성 편향(familiarity bias)이라고도 부릅니다.


가용성 편향의 예시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뇨병, 간경변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죽음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반면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살인, 테러, 비행기 추락과 같은 사고로 일어나는 죽음은 과대평가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리어 선택에서 일어나는 가용성 편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났던 변호사분과의 대화를 예시로 듭니다.


한 번은 그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정말 힘들고 불행한 직업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분에게 왜 변호사가 됐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제 질문에 대한 그분의 답변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야 물론 의대에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분의 커리어 선택은 가용성 편향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분이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때 다른 수많은 대안들을 고려하지 않고 변호사나 의사라는 친숙한 직업들만을 고려한 것입니다.




가용성 편향: 새로운 직업을 찾기보다 익숙한 직업을 고려하는 성향



마찬가지로 당신이 현재 지원하려는 기업을 선택한 이유가 가용성 편향에 의해 선택된 것은 아닌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이 선택한 회사가 미디어에 많이 나와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서, 연봉이 높은 대기업이라서, 부모님이나 친구가 선택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원하려 한다면 그 선택이 정말 내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5. 결론


지금까지 커리어 선택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편향 두 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인지적 편향에 따라 커리어를 선택하고, 종국에 가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


당신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인지적 편향을 이해하고 커리어를 설계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아낌으로써 빠른 시간 안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p.s. 인간의 인지적 편향은 위에서 기재한 두 가지 외에도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추후 다른 편향에 대한 칼럼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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