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는 여러 칼럼들을 통해 당신만의 능동적 프레임을 세워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후회하게 되리라고 협박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살아간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실제 제 지인인 김군의 이야기를 보시겠습니다.
김군은 취준생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남들과 똑같이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군의 기준은 딱히 없었습니다. 그냥 전공을 살릴 수 있고, 남들이 부럽게 여기는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전공에 맞고, 집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 사람들이 부럽게 여기는 국내 굴지의 기업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김군의 포부는 컸습니다. 업계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군은 '인턴' 경험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일이 힘들었습니다. 상사와의 관계도 너무 어려웠고, 김군에게 주어진 업무도 겨우겨우 해냈습니다. 특히 고객과 통화를 할 때면 무서운 눈초리로 김군을 째려보는 상사의 시선에 고객에게 '어버버' 거리면서 통화를 해야했습니다. 통화가 끝나면 전화를 왜 그런 식으로 하냐며 핀잔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김군은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 연봉과 복지체계가 좋았고, 워라밸을 철저하게 지키는 훌륭한 회사였기 때문에 버틸만 했습니다. 주말까지만 버티만 김군이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며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사는 엿같은 놈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사는 매번 김군에게 "니 수준에 그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냐? 양심은 있는거냐?"라는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이 망할놈의 상사새끼는 김군에게만 성격이 더러웠고, 남들앞에서는 젠틀한척 온갖 가식을 떨고 다녔습니다. 이런 상사의 이중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문제는 김군에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김군은 결국 8개월 만에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들은 김군에게 미친 짓이라며 뜯어말렸지만, 김군은 속사정을 제대로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군은 중고신입으로 이직했찌만 이런 저런 이유로 2개월 만에 퇴사를 했습니다.
자. 이 이야기는 100%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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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김군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는 이런 분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뭐 굳이 1년 이내 신입사원 퇴사율이 48.6%라는 통계지표를 들먹거리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이 김군이라면 회사를 계속 다닐 의향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 자신이 재수가 없었다고 여깁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온 회사에서 하필 싸이코같은 상사를 만나서 커리어가 꼬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저는 애초에 이 모든 일이 김군이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해하지 말고 들으시기 바랍니다.
그지같은 직장상사를 만난 일이 김군의 잘못이라는 게 아닙니다.
회사에서 배워온 것이 없이 1년을 날린 것이 김군의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자.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했다는 말은,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 말인 즉슨, 스스로도 지금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는 뜻이며,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어디에나'라는 말은 본인은 자각하지 못할지라도, 지옥같은 곳일 수 있는 것이죠.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김군은 애초에 회사를 선택할 때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냥 전공에 맞고, 남들이 좋다고 여기는 기업에 들어간 것이죠.
하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세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합니다. 물리학이라는 프레임에서는 이걸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 표현을 하죠. 우리가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가 판단하는 과정은 단순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좋다'라고 판단할 때는, 매우 간접적인 증거들을 우선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노트북을 구매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신이 컴퓨터나 부품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면, 당신이 좋은 노트북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는 형이나 오빠가 추천하는 노트북, 또는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브랜드, 또는 최소한 100만 원이 넘는 노트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노트북'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신이 노트북을 집에서만 사용하는지, 자주 들고 다니는지를 고려해서 '무게'를 고려해야 하고, 당신이 들고다니는 가방의 크기를 고려해서 액정의 '크기'를 고려해야 하고,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에 따라서 'CPU', '그래픽 카드', 'RAM', 'HDD'와 같은 부품들의 스펙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당신이 인터넷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따라서, 무선만 되는 것을 살지, 아니면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것을 살지, USB 포트는 몇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살지, 카메라가 달린 것을 살지, 지문인식은 되는 것을 살지와 같은 수많은 내용들을 고려해서 당신에게 맞는 '좋은' 노트북을 사야합니다.
갑자기 커리어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노트북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시나요?
당신이 아는 형이나 오빠의 추천을 받아서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당신에게 완벽한 노트북이 아닐지라도 고장이 잘 안나고, 유튜브 보는데만 문제만 안 생기면 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을 선택하는 일은 다릅니다. 당신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절반 이상을 직장 생활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아니, 제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는 사실상 평생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직장을 선택할 때는 노트북을 구매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 철저하게 자기 자신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자신이 선택한 직무를 분석해서 어떤 R&R과 어떤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이 필요한지를 공부하고, 그리고 본인과 일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기업의 비즈니스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앞으로 전망이 밝을지 안밝을지를 고민하고,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배워야할지를 고민하고, 10년 뒤에 내가 할 일에 도움이될지 안될지를 가늠해봐야 합니다. (자기분석 -> 직무분석 -> 프레이밍 -> 산업분석 -> 기업분석)
그런데 아는 오빠가 그냥 '좋다'라고 말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부모님이 '좋다'라고 말하는 수동적인 마인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겠다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들은 대개 유명한지 안 유명한지, 연봉이 높은지 안높은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인간은 애초에 사물을 완벽하게 분해하고 쪼개서 사물의 유용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에게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기준으로 단순화시켜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남들이 판단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바라보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수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당신이 수동적 프레임을 깨고,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김군이 만약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했다면, 그러니까 자신이 선택한 기업에서의 커리어가 자신이 가는 길에 정말 명확하게 부합하는 곳이었다면 쉽게 그만두지 않았을 겁니다.
적극적으로 직장 상사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거나, 상사의 부조리함을 지적하거나, 오늘 소개한 [오늘의 프레임]의 은행 직원처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거나,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선택한 커리어가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김군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기업을 선택했고, 그 기업에서 마주하는 모든 상황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아니면 하고 있는지, 아니면 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선택을 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책임을 회피할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당해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책임을 한번 회피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더 큰 불확실성이 당신의 삶에 찾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선택을 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삶과 커리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온전히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고, 목표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삶에서 찾아오는 불확실성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동적 프레임을 깨고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커리어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삶과 커리어에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불확실성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후회를 최소화한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p.s. 당신이 자소서를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도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아래 글을 읽고 이제부터라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