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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Feb 22. 2022

피땀눈물 흘려 스펙을 쌓아도 정말 괜찮은걸까?


* 이 글은 스펙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쏼라쏼라해보는 칼럼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당신의 커리어의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수준으로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팀장님.
취업을 위해서는 피땀 흘려가며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번 글은, 얼마 전에 이런 질문을 준 분께 드리는 피드백입니다.


음, 아마 저희의 글들을 읽어오신 분들은 제가 어떤 식으로 답변할지를 대충이나마(?) 감을 잡으셨을 겁니다.


네, 아니에요.
피땀은 취업 후에 흘리는 거에요.



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스펙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땀눈물을 흘려서 스펙을 쌓아도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결론은 맨 마지막 줄에 있으니까, 귀찮으시면 맨 마지막 줄만 읽으세요.)


아니, 스펙은 노력을 해왔고,
내가 성실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얼마나 성실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죠.


하지만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스펙을 열심히 쌓았으면서, 왜 직장에 들어가서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고 그냥 퇴사를 해버리냐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니까, 진짜 본격적으로
피땀을 흘려야 할 때는 취업을 한 이후다.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펙을 유독 강조한 나머지, 어린 시절부터 스펙을 쌓으면 인생에서 성공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수동적 프레임이죠?)


여러분의 고3 시절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어떠셨나요?


피까지는 아니더라도, 땀으로 범벅인 고3시절을 보내셨을 겁니다.


잠을 줄여가며 수많은 시험을 치르고, 매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점수를 관리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수능을 치른 후 대학교에 입학하셨을 겁니다.


그 결과는 어땠나요? 만족하셨나요?


아마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특히 편입을 준비하고 전과를 준비하는 또 다른 피땀을 흘렸던 분들께서는 고등학생때 상상했던 전공과 대학이 많이 다르다는 것에 실망을 적잖게 하셨을 겁니다.


어쩌면 그새 세상이 변해버린 탓에, 직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전공을 위해 복수전공을 하고나, 과를 옮기는 선택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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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애초에 우리나라 교육체제 하에서는 어떤 학문이 어떤 것을 공부하는 것을 알려주기 보다는, 그냥 공부나 열심히 해서 명문대에 진학하라고 강조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실수를 당신의 커리어 선택에서도 똑같이 저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 전공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위해서 죽어라 열심히 토익점수를 올리고 자격증을 따고, 어학연수를 다녀옵니다. 그런 후에 정작 회사에 가서는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아..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 '사수가 엿같다' 라는 생각으로 이내 퇴사를 해버립니다.



제 요지를 파악하셨나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취준기간 동안 열심히 피땀을 흘려가며 스펙을 쌓는 모습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방향성을 갖고 스펙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잠깐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애초에 NGO 관련 커리어를 쌓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누구보다 '가치'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을 돕는 일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봉사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국제NGO 단체에서 무급으로 1년 동안 이런저런 업무를 보조하며 NGO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근무환경, 연봉, 실제 업무 등과 같은 것들은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고, 차라리 사기업에서 제대로 된 돈을 받고 '가치'있는 일을 만들어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사기업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하며서 다른 NGO와 조인을 해서 제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른 방식으로 '가치'있는 일을 했습니다.



이 글의 요점은 당신이 NGO가 어떤 곳인지 제대로 모른채로 스펙을 쌓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NGO에서 일을 하기 위해 토익점수를 950점까지 올리고, 컴퓨터 활용능력 1급 자격증을 준비하고, ODA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실제 세계에서 현직자들을 만나서 직접 일이 어떤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원하는 기업에서 알바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게 힘들다면, 원하는 기업이 고객으로 삼고 있는 다른 기업들 또는 협력사와 같은 곳을 방문해서 리서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현장에 직접가서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인터뷰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커리어 방향성을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알아낼 방법은 많습니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을 뿐입니다.


결론: 피땀흘려도 스펙을 쌓아도 괜찮은 경우는, 그 방향에 확신이 든 경우만이다.



p.s. 저는 NGO에서 약 1년 정도를 보냈지만, 3개월 정도면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1년이나 보냈던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일도 하고 있었구요. :)


p.p.s. 불쾌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이 사회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완벽한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입니다. 취업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떠들어대는 세상과, 실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세상의 모습은 굉장히 다릅니다. 이 칼럼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온라인에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은 고작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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