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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Mar 27. 2022

자소서 복붙 괜찮지 않나요?

* 이 글은 자소서 복붙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살펴보는 칼럼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왜 기업이 짜증나게 자소서를 계속 요구하는지를 알아가세요.



사실, 저희 커리어너스 카페에서 자기만의 소신을 갖고 커리어를 만들어나가는 어떤 커리어너 분께서 이런 질문을 주셨습니다.


자소서=시험 아닌가요?
자소서는 기업이 제출하는 시험이니까,
시험공부하듯이 중요한 부분만
콕콕 집어서 점수를 얻을 수 있지 않나요?



부분적으로는 옳은 말입니다.


기업은 결국 사람을 뽑기 위해서 시험 문제를 제출하는 것이고, 자소서는 그 시험 프로세스 중의 일부라는 생각은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 생각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왜 필기 시험이 아니라,
주관식은 자기소개서를 굳이 보는 것일까?
그것도 이력서와 함께 가장 처음부터...?



자. 이제 자소서 복붙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제가 설명드려보겠습니다.



먼저 저는 위의 글에서 현재 모든 기업들이 직원들을 뽑아보니, 스펙이 뛰어난 직원보다 소프트 스킬/휴먼 스킬이 뛰어난 직원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프트 스킬 중에는 자기계발능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계발능력이란 스스로 필요한 내용을 공부하고, 스스로 업무에 최적화된 인재가 되기 위해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말하죠.


자기계발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공감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기업은 자기계발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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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연하게도 자소서를 통해서 평가합니다.


자소서에 드러난 내용과, 인적성 검사, 면접과 같은 모든 채용 절차들을 통해서 당신의 자기계발역량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Q. 지원하는 부문에 본인이 적합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지원하는 부문에 본인이 해당 태도를 갖추었는지 근거를 제시하여 작성하여 주십시오.
Q. 본인이 갖고 있는 강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을 들어 기술해 주세요.


어떠세요? 이런 질문들 기억나세요?


기업들은 스펙만 확인하면 되지, 작성하기 귀찮게 왜 이런 질문들을 물어볼까요? 고민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수많은 기업들과 수많은 리더십 연구진들과 수많은 심리학자 뇌과학자들은 자기계발역량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 '자기 인식 능력(Self-Awareness)'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인식 능력이 뛰어난 사람, 즉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잘 알고, 자기가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함으로써 더 훌륭한 커리어를 밟아나간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죠.


당신은 아마 스스로 당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타샤 유리크(Tasha Eurich)라는 조직 심리학 교수는 무려 95퍼센트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기 인식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자기 인식 능력을 갖춘 사람은 불과 10~15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1, 2, 3.



제가 하려는 말이 뭔지 느낌이 오시나요?


이제 왜 당신이 자소서를 복붙하면 안되는지가 이해가 되시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팀장님. 그건 팀장님 생각이죠. 아니 수백개가 넘는 기업들을 지원해야 하는데 자소서 복붙없이 일일이 하나하나 다 어떻게 쓰나요?"


그렇습니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


당신이 수백개의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소서를 복붙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당신이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수능과 같은 정답이 있는 시험이 아니라, 더 장기적으로 나를 알고, 일을 알고, 나와 일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함으로써 나의 자기인식능력을 올리는 절차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자소서를 복붙해서 작성하면 안됩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1. 정부와 기업과 사회가 만들어 둔 길을 밟아나가는 사람
2. (사회가 만들어 둔 길이 아니라) 내 길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


당신이 1번이라면 자소서 복붙하세요.


당신이 2번이라면 자소서 복붙하지 마세요.


자소서 복붙하지 말고, 저희 커리어너스 블로그에 있는 칼럼들을 읽고 당신만의 관점/색깔/철학을 아우르는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자소서를 작성해보세요.




어떻게 작성하는지는 아래 무료 PDF에 다 나와 있으니, 아래 글을 읽어보고 신청하세요.




주의: 이 글이 홍보글처럼 느껴진다면, 제발 신청하지 마세요.




p.s. 자기 인식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과 걸어가지 말아야 할 길을 아는 사람입니다.



p.p.s 당신이 만약 "아니 나만의 길을 걸어갈거면 사업을 해야지 기업에 취직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1번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철저하게 정부와 기업과 우리 사회에 의해서 길들여진 사람입니다. 남들과 똑같은 삶이 만족스럽다면, 그 삶을 살아가시면 됩니다. 이 세상에는 옳거나 그르거나 틀린 삶같은 것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만족하면, 그것이 옳은 삶입니다.



p.p.p.s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다른 관점에서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업은 이런 사람을 원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정체되고 썩어빠진 관료주의 때문에 서로 일을 떠넘기는 것이 일상화된 거대 조직구조 안에서 영혼과 활력을 불어넣어줌으로써 기업의 모든 부분에 크든 작든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기업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20%의 뛰어난 인재가 나머지 80% 인재들을 이끌어간다는 것을 말이죠. :)





Notes and References:

1. Harvard Busienss Reviw (2018). Working with People Who Aren't Self-Aware.

2. Harvard Busienss Review (2018). What Self-Awareness Really Is.

3. Crystal Lim-Lange (2019). Deep Human.




More resources: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려운 이유: 수동적 프레임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통해 바라본 프레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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