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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Apr 24. 2022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은 2년이다

* 이 글은 산술적으로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을 계산해보는 칼럼입니다. 이 글을 통해 왜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이 2년이 되는지를 이해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아래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적당한 취업 준비기간은 얼마나 될까?
최소한 얼마나 취업을 준비해야지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여러분은 통계청에서 조사한 통계자료를 떠올리면서 남들과 비교를 하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적당한 취업 준비기간이라는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의 삶의 궤적과 커리어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취업 준비 기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당신을 위해서, 저는 이번 칼럼에서 산술적으로 적당한 취업 준비기간을 계산해보려고 합니다.



1. 취업 준비 기간이란 무엇인가?



먼저 산술적인 계산을 하기 전에, 취업 준비 기간에 대한 의미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당신에게 취업 준비 기간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당신은 아마 취업 준비 기간이란, 단순하게 스펙을 쌓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토익 점수를 쌓은 다음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땡! 틀렸습니다.



취업 준비 기간은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내가 선택한 '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나와 일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아서 커리어의 방향성을 정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히 스펙이 높은 직원이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펙을 갖추고 본인이 '왜' 이 일을 하려 하고, 어떤 방향성으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지를 아는 지원자입니다. (이게 바로 지원동기와 입사후포부죠. :)




2. 그럼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은 뭔데요?


그렇다면 당연히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이란 아래 3가지를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할 것입니다.



1. '나'를 이해하는 시간(자기분석)
2. '일'을 이해하는 시간(직무분석)
3. '나'와 '일'을 연결하는 시간(프레이밍)


사실 3번에 해당하는 '나'와 '일'을 연결하는 시간은 매우 고차원적인 개념이므로 여기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99% 이상의 사람들은 '나'와 '일'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취업을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을 1번과 2번만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겠습니다.



적당한 취업 준비기간이란,
'나'와 '일'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말한다.




3.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을 계산해봅시다.


이걸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가 평생 일하는 시간의 정도를 계산해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평생 일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게 되면, 이걸 기준으로 삼아서 내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생동안 얼마나 일을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제 철학은 잠시 내려두고, 보수적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자체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은 2018년을 기준으로 30.9세입니다1.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내림하여 30세라고 정하고, 여기에 대한민국의 정년 은퇴나이인 60세까지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평생동안 일을 하는 시간은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1) 60살-30살 = 약 30년
2) 1년 근로일수 = 약 250일
3) 하루 평균 근무시간 = 약 8시간



30x250x8시간은 60,000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수적으로 30살에 입사를 해서 60세에 퇴사를 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했을 때 총 60,000시간 정도 일을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60,000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대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이며, 내가 개발해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게 바로 취업 준비 기간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보통 점심 식사를 하는데 1시간 정도의 시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할 장소와 메뉴를 고르는데 5분 정도의 시간을 사용하죠. 그렇다면 60분 중 5분을 사용하는 것이니 대략 8%의 시간을 뭘 먹을지를 고민하는데 쓰는 것입니다.


이걸 그대로 취업 준비 기간에 대입한다면 60,000시간 중 8%, 60,000시간 중 최소 4,800시간은 어떤 일을 할지를 고민하기 위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4,800시간은 일하는 시간(8시간)으로 따질 때 600일에 해당하며, 600일은 대략 2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4. 준비기간은 최소 2년이다



당신이 최소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은 최소 2년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최소'라고 말한 것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순히 '점심을 먹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8%이니까, 어떤 일을 하지 고민하는 시간도 8%라고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취업이 점심메뉴를 고르는 수준과 비슷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당신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살 때 고작 8%만 고민하셨나요? 당신이 자동차나 집을 장만할 때 고작 8%의 시간만 준비해서 고민하시나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그러니까 당신이 노트북과 휴대폰과 자동차와 집을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커리어'를 결정하는 데 고작 8%만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요?


아닐겁니다. 우리는 인생의 1/3을 일을 하는데 사용한다는 말이 있는만큼, 당신이 어떤 커리어를 밟아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보다 더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5. 결론



사실 제가 산술적으로 계산한 것은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실 취업 준비 기간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나'와 '일'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서 3개월도 걸리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인 무엇인지를 알지 못해서 3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취업 준비 기간은 당신의 인생 전체가 걸린 매우 중대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친구들이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이런 고민을 해서는 안됩니다.


취업 준비 기간은 내 삶의 궁극적이 목적은 무엇이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일지를생각해는 것이어야 합니다.


당신은 지금 점심 메뉴를 고르는 시간 정도조차 투자하지 않고 취업을 하려고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취업은 최소한 점심 메뉴를 고르는 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당신이 입사를 한 후에 바로 퇴사를 해버리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디 이 글이 취업에 대한 당신의 사고관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 이후로 취업을 학생처럼 수능처럼 준비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을 준다면
4시간은 도끼날을 가는 데 쓸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p.s. 노파심에 한번 더 덧붙이겠습니다. 저는 무조건 2년 이상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 아닙니다. '커리어'를 결정하는 일은 인생 전체를 흔드는 일이므로, 최소한 점심식사를 위해서 점심메뉴를 고르는 정도의 시간은 투자하라는 말입니다. 

p.p.s. 제가 숫자에 약한지라 계산이 틀렸을 수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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