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금융업 중 은행으로의 커리어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이 글을 통해 은행에서 어떤 커리어를 밟아나갈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직무별로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는 틈틈이 칼럼을 작성해둬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은행 지원동기 작성법 관련 칼럼을 작성한지 벌써 1개월이 흘렀네요.
9월이 끝나기 전에 입사 후 포부까지 작성을 하려고 펜(?)을, 아니 책상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겨봅니다.
오늘 칼럼은 지난 칼럼에 이은 금융업 중 은행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입사 후 포부 작성법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혹시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아래와 같이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OO은행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지식을 쌓고 CFA 자격증을 취득할 것입니다.
저는 기업의 신용을 분석하고, 고객의 니즈에 집중하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겠습니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고 거래를 주도하는 행원이 되겠습니다.
저는 여수신 업무 상위 4% 안에 드는 직원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노력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OO은행을 업계 1위로 성장시키는 데 이바지하겠습니다.
저희 커리어너스의 다른 칼럼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이런 포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 글을 처음보는 당신은 어쩌면 이 예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3가지 관점에서 포부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드릴테니, 당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자소서 퀄리티를 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어떤 '전문가(expert)' 로 성장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은행' 이라는 말만 들으면 단순히 여수신업무, 그러니까 개인이든 기업이든 돈을 빌려주거나 돈을 보관해주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만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여수신업무도 세부적으로 파고들어가다보면 아래와 같이 다양한 업무 내용으로 구성해볼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라고 불리우는 것처럼, 은행은 보험도 판매하고, 카드도 판매하고, 펀드도 판매하고, 신탁도 진행합니다.
사실 이 정도 수준은 당신이 준비하는 은행의 홈페이지만 체크해도 알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은행에서 어떤 직무를 선택해서 전문성을 기를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금융상품개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은행에서 여수신상품을 개발할 것인지, 투자상품을 개발할 것인지, 연금상품을 개발할 것인지, 카드상품을 개발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기본적인 여수신상품을 개발한다고 말하면 초등학생 수준의 자소서밖에 되지 않는 겁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은행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여수신상품개발 타당성을 검토하고, 경쟁사들의 유사상품의 대손자료와 운영자료를 검토하여 대손 및 운영 리스크를 분석하는 업무, 그리고 여수신 상품의 수익성을 분석하기 위해서 수수료, 공급자 지원금, 손익분기점 도달기간, IRR, NPV, ROA와 같은 수익성 지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어떠신가요?
저는 기업의 신용을 분석하고, 고객의 니즈에
집중하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겠습니다.
제가 왜 앞서서 위의 예시가 잘못되었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가시죠?
그러므로 커리어너스에서 제공하는 은행 관련 직무분석 워크시트를 참조하셔서 어떤 전문가로 성장할지에 포커스를 두고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작성한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저는 은행 고유의 비즈니스인 예대 업무를 통한 수익창출을 넘어서는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OO은행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저는 상업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은행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기업대출업무 뿐만 아니라, SME 지분금융이나 사모사채업무 등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특히 OO은행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학습해나가겠습니다. (···)
(추가) 사실 이에 대해서는 생각할 부분이 많아서, 아래와 같은 질문들에 답변을 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이자만으로 먹고 살 수 없는 은행업을 위해서 어떤 수익원을 창출해야 할까?
• 은행업의 수익 증대를 위해서 (어떤 사업에서) 어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
• 은행이 가지고 있는 채널 중 어떤 고객을 유입시키거나 어떤 상품·채널을 새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새로운 상품이 어렵다면, 고객의 재무적 안정성을 어떻게 제고시킬 수 있을까?
• 은행은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동기화시킬 수 있을까?
은행 지원동기 작성법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은행업은 현재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tners)는 2030년까지 현재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다른 은행에 흡수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디지털 전환, 밀레니얼 세대를 필두로 한 고객 니즈의 변화, 오픈뱅킹 및 마이데이터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의 금융 진출 가속화 등과 같은 트렌드를 보고 있노라면, 토머스 쿤(Thomas Kuhn)이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에서 제시한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라는 모델을 제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은행업은 필수적이지만, 은행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빌 게이츠(Bill Gates)
은행업은 필수적이지만, 은행은 꼭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무서운 빌게이츠의 말을 떠올려보자면, 여러분들이 어떤 포부를 지니느냐에 따라서 은행이 생존할 수도 있고 그렇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여러분이 어떤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포부를 작성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현 시대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로운 은행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직원으로 성장해나가겠습니다. 현재 은행업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가치사슬의 전반에 걸쳐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신용위험을 1차원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의 자본과 부채구조를 재설계하거나 운전자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사실, 은행에 지원하는 분들이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해외 시장에 대한 벤치마킹입니다. 왜냐하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은행업은 해외에 비해서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고민해야 할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은행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대표적인 우리나라 은행업의 단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소수 대형은행의 과점 구조 지속
2) 고객 세분화 부족
3) 투자은행 업무 전문성 부족
그렇다면 이 중 한 가지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우리나라 은행이 성장해나가야 할지를 고민한 다음, 이 역할을 당신이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뒤에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는 것은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저는 재고 자산이나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자산담보부대출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의 아쉬운 점은 '동산(動産)' 이외의 담보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칼럼에서는 은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서 은행 입사 후 포부 작성법을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1. 어떤 전문가로 성장할지를 기술
2. 어떤 은행업을 만들어갈 것인지를 기술
3. 은행업의 어떤 취약점을 개선할 것인지를 기술
금융업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렇다지만, 은행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 매우 큰 산업입니다.
이 말인 즉슨, 어떤 은행이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추구한다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고객들을 위해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정보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답변을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분명히 퀄리티가 높은 자소서를 작성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s. 작성하고 보니 오늘 입사 후 포부 칼럼이 은행 지원동기 칼럼보다 어려워져버렸어요 ㅠㅠㅠ 이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신입' 이라면 당신이 자소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포부가 아니라 지원동기입니다.
p.p.s.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는 일반적으로 한 SET입니다. 그러므로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가 같은 흐름으로 갈 수 있도록 작성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