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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욱 팀장 Jul 24. 2022

[취업]무협지 사파 캐릭터 처럼 배우자

선배님들과의 만남으로 배운것

저는 90년대 학번으로 김용의 소설(이라 쓰고 무협지라 읽는다) "영웅문"을 중학교 시절 외울정도로 보던 세대입니다. *김용의 영웅문이 바로 "사조영웅문",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입니다.


이런 무협지를 보면 나오는 캐릭터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의 능력을 그대로 Copy해서 쓸수 있는 사파의 능력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이런 능력을 늘 부러워했었는데요


직장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사파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있더군요.

사회생활속 술자리 하나 하나에서 늘 배울점이 있다는겁니다.


얼마전 제가 대학시절 활동하던 수어 동아리 "손짓사랑" 회장라인 형들을 학교 앞에서 만났습니다.

91학번 회장 형과 97학번 회장형을 만났는데요.


역시나 학창시절 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형 한분은 모 경제신문사에서 부장 기자시고요. 또 다른 형은 유명한 노무사이십니다.


학교 근처 장군주먹고기에서 소맥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네요. 역시 "술짓사랑"이라는 별칭 답습니다.


얼큰히 취해가면서 두 형들과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눴는데요. 저와 다른 세상을 많이 겪은 형들인 만큼 하나하나 배울께 너무 많았습니다.


두 형이 담배피러 나간사이 (전 비흡연자ㅎㅎ) 중간중간 맘에 담을 이야기를 메모했네요. (휴대폰이 있어 좋습니다. )


서론이 길었네요. 이 메모한 내용들이 취업에도 도움이 될거 같아 글로 남깁니다. (일부 기억이 가물거려 재구성했습니다.)


하나. 메뉴얼의 의미

형들과 이야기하던 중에 메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상에 정해진 메뉴얼이 너무 많다는 화두로 시작된 대화였습니다.


대화의 주제를 보면 사회생활을 하던, 공부를 하던 뭔가 짜여진 메뉴얼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업무 메뉴얼, 즉 규정이나 학칙, 법 등인데요...이런 메뉴얼을 따라간다는 의미는 "문제를 안생기게 한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 얘기는요. 딱 중간만 간다는겁니다. "문제가 안생긴다"="앞으로 나아가진 않는다" 라는 겁니다.

이런 메뉴얼을 깨고, 수정하고, 나와 조직에 맞추고, 시대에 맞출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흔히들 공공기관, 관공서, 학교 등이 변화가 느리다고 합니다.

바로 이 메뉴얼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지요. 중간만 가는겁니다. 업무만 돌아가는거지요.


그런데


세상은 메뉴얼만 따라서는 뭔가 이루기 힘듭니다. 메뉴얼은 과거이기 때문입니다. 취업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수많은 취업 후기, 정답처럼 이야기되는 여러 가지 프로세스들이 시대에 맞는건지, 나에게 맞는건지 반드시 따져보고 변형하고, 수정하며 나가야 합니다.


메뉴얼은 어찌 보면 좋은 말이지만 어찌보면 "도태" 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입니다. 상황에 맞게 잘 써야 할꺼 같습니다.



둘. 최근 서열놀이는 계급주의의 산물이다.


요즘 "서연고서성한", "삼슼현"으로 대변되는 중고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서열놀이... 누군가에겐 열패감을 주는 아주 나쁜 시선인데요. 결국 저런 조직에 가면 "내"가 행복할까 라는 고민을 반드시 해야합니다.


시대는 학벌이 아닌 개인의 직무능력을 더 중시하는 흐름으로 변하고 있고, 직업도 나에게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할경우 그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됩니다.


그럼에도 요즘 서열놀이가 유행합니다. 저런 서열화 놀이로 직업에 등급이 있는 듯한 착각을 주고, 마치 저런 곳에 가면 성공한 사람처럼 착각하게 만드는것이 바로 서열놀이입니다.


삼슼현 가서도 퇴사를 하고 이직을 노리는 수많은 제가 지도한 친구들을 보면 참 의미없는 서열놀이인데, 우리 대학생들을 좀 먹는 마인드이지요.


물론 저런 서열놀이에 빠져, 직장인이 되서도 서열놀이만 외치다가 어느 순간 생기는 공허함에 자신에 대한 고민에 빠져 마음과 몸이 아픈 직딩도 많습니다.


IB는 좋은 직업, 교직원은 나쁜 직업일까요?

글쎄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은 내게 맞느냐, 안맞느냐, 행복하냐 아니냐가 결정짓는거니까 말이지요.


저런 서열놀이에 빠지면 결국 불행해집니다. 나보다 나아보이는 직업은 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비교는 불행의 씨앗" 이라고 하지요. 또 "비교는 교만의 시작"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남과의 비교가 기본이 된 서열놀이보다는 나를 중심으로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형들과 이야기 하며 왜 이런 세태가 생겼을까 토론하다 나온 이야기가 바로 "계급주의"의 산물이라는겁니다.

남보다 우월하다는 우월의식이 깔린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탈리아"라는 개념이 녹아 있다는 거지요.


최근에 만난 전세계 행복지수2위 "덴마크"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후배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 곳에서는 아이들이 남들과 경쟁해서 1등을 하고 잘하는것을 칭찬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함께 녹아들고 협업하고 할때 칭찬한다라고 말이지요.


심지어 회사에서는 인사팀에 이민자들이 많이 호출을 당하는데요. 이유는 "너무 열심히 야근을 하고 일해서 다른 직원을 불편하게 했다" 라는 겁니다.


아예 마인드가 다릅니다. 고속성장과 경쟁위주의 세상이 계급주의에 빠져 우리 자신을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내 몰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꺼 같습니다.


그리고 "교만"이 아닌 "행복"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것도 말이지요.


저렇게 경쟁중심의 세상이 아니니 성과를 못낼거 같다!? 덴마크의 대학교육은 이미 세계대학랭크 최상위권 대학이 많고요. 우리가 아는 그 "레고"가 덴마크 브랜드입니다. 다들 행복하고요.


성과에 대한 경쟁의 프레임을 바꿀 시점인거 같습니다. 계급주의에서 벗어나서 말이지요.

우린 남들보다 경쟁해서 높은 계급을 차지해 우월하려고 사는게 아니라. 행복하려고 사는거니까요.


한국은 카스트제도가 아닌데. 우리도 모르게 카스트제도화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셋. 멘토의 역할

두 형 모두 봉사동아리 출신답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기자 형은 최근에도 대학생을 위한 진로와 취업 멘토링도 무료로 하고 계시고, 책도 이미 4권이나 내신 작가님이십니다.


제가 상담을 자주 하다보니 형이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성욱아 멘토는 받쳐주는 역할이다. 화두를 던지고 움직에게 하는 사람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화두를 던지고 고민하게 하는 사람이라는겁니다. 또, 배운만큼 시야가 넓어지니 만큼 끊임없이 탐구하고 공부하라는 말씀도 하시고요.


나중에 함께 책도 한권 써보자고 하시기도 했네요. ㅎㅎ


진심을 담은 "선한 영향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인것에 앞서서 본질을 이해하게 하는 화두를 던지는 것! 이것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정해주고 따라가게 하는것이 아니라, 고민하고 스스로 준비하고 선택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는거 말이지요.


특히나 진로와 취업에 정답은 없으니 말이지요.


또 저는 취업스킬 강사가 아니라 학교 교직원으로 학생들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 진로 전문 선생님이니까 말이지요.



넷. 봉사의 의미

두 형들 모두 꽤 조직에서 윗자리에 있다보니 면접도 보시고, 후배직원들도 가르치고 하십니다. 면접에서 특히 보는 포인트를 하나 더 말씀주셨습니다.


"어차피 최종면접 들어오는 얘들은 다 똑같이 똑똑하고, 잘났고 자기가 착하고, 조직에 어울린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몇명중 결국 합격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봉사라는걸 해보고 의미를 아는지이다."


형이 그러더군요. "우리는 봉사동아리 출신이라 아무렇지 않게 세상을 이롭게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무료로 뭔가 활동을하고, 기부를 하고, 선한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생각과 글과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대학생활 내내 이런것들만 생각했으니까요) 이런 봉사를 안해보고 그냥 학회, 인턴 등등 이런것만 하면서 스펙 쌓은 얘들은 그런 생각자체가 없다. 조직과 일은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게 아닌데 말이다" 라고 말이지요.


머리가 띵했습니다. 사실이었거든요.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저도 모의면접을 볼때는 협업, 타인에 대한 관심, 세상에 대한 가치관 등을 참 많이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어차피 제가 일하는 곳의 친구들이 그간 쌓은 실무역량은 어느정도 되기 때문에 그 이후는 바로 이게 포인트였네요.



다섯. 진정성은 계량화가 불가능하다.

형들과 이야기하며 메뉴얼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것은 계량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겁니다. 조사를 하고 리서치를 하고 정해진 일을 하는건 어느정도 계량화가 가능하나, 성과를 낼때 더 중요한건 진정성, 직장에 대한 의리와 애정, 일에 대한 태도 들인데 이런건 계량화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특히나 진로와 취업에서는 자기소개서도, 면접도 결국 이런것들을 보기 위해서 보는것인데 요즘 학생들은 계량화된 수치로 수학공식처럼 접근하니 망한다는거지요.


이는 취준생들 뿐 아니라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유명한 노무사형이 그러더군요. "노무사가 그냥 법리적으로 가능하냐 마냐만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면 그건 단순히 변호사 하위 호환되는 초짜일뿐이다. 진짜 노무사는 의뢰 들어온 고객사와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고민을 하고 회사 자체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컨설팅을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그런 노무사가 되어버린다." 라고 말이지요.


결국 진정으로 고객들을 대하고 입사준비를 한다면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것도 취업도 먼 이야기는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MZ세대를 갈라서 개인주의다 뭐다 하는데, 결국 핵심은 그냥 조직에 진정성이 있느냐, 의리가 있느냐 인거 같습니다. 대퇴사의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진정성"있는 사람이 미래에 결국 살아남는거 같습니다.



이렇게 다섯가지 이야기로 얼마전 있었던 술자리에서 배운점을 기록해 봅니다.


가끔은 나와 다른 직업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거 만으로도 성장하는거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뭔가 배울 것들이 생각난다면... 단순 술자리라 하더라도 메모하고 정리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취업이던 인생이던 중요한 "무협지" 사파 캐릭터 전법 이었습니다.


- Joseph Choi 최성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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