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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학이 망해가는 이유1

by 최성욱 팀장

대학민국 대학들이 모두 위험합니다.


특히 제가 일하는 곳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곳은 훨씬 더 위험합니다.


대학은 교직원(교원+직원)이 주축이 된 인건비 중심의 사업입니다.

"학원"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물론 교육과 연구와 봉사라는 큰 틀의 역할이 학원과 다르긴 하지만요.


암턴, 그러다 보니 지출요소중 가장 큰것이 "교수"와 "직원" (합쳐서 교직원)의 인건비이고요.

그 인건비는 고정비입니다(절대 떨어뜨릴수 없지요)

고정비는 유연성이 떨어지지요.


이런 배경속에서

그간 정치성향을 떠나, 모든 대학이 10년 이상 등록금이 동결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수입은 등록금이 주가 되는데요. 결국 수입이 10년이상 동결이 된거죠.

그리고 국가에서는 국고사업 보조금(인건비는 못쓰는..주로 비정규직만 가능)으로 이를 채우라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 대학의 핵심은 고정인건비를 충당할 여력이 있어야 발전을 하는데요.

국가에서 주는 보조금은 모두 목적이 있습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만 써야 하지요.

(고정 인건비로는 보통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 사업을 위한 비정규직은 가능)

그리고 그마저도 사립대의 재정 위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유명한 교수님들을 모실수는 없고요. 인프라는 열악해지고..

쓸돈이 없으니 대학은 고정비인 행정인력은 더 줄이려고만 합니다.


결국 대학은 돈나오는 "국고사업", "기부금"에 집착하고

학교로 돈이 흘러 올수 있는 "병원"과 같은 법인사업 등에 사활을 걸게 되지요


결국 저 영역이 활발한 대학과 아닌 대학의 격차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가 일반화 되고요.

저희처럼 규모가 작은 대학은 그냥 피를 봅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으로 대학 행정의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개별 대학의 특성은 모두 다 사라지고요.

대학 행정이 모두 저 국고사업 위주로 돌아갑니다.


국고사업을 따려면 보고서를 써야하는데요. 결국 사업전후 보고서에 집착한 행정이 일어납니다.

나랏돈이라는게 결국 관리와 통제위주로 돌아갈수 밖에 없기때문에

보고서를 쓰고 돈을 제대로 썼는지 실사 받는게 핵심입니다.

(결국 관리와 통제에 맞춘 행정이 됩니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교수와 행정인력수는 늘이지 못하고, 뭔가 사업을 위한 조직처럼 보여야 하니...

비정규직과 조직 생성, 겸직이 남발되지요.


제가 본 모 대학의 팀장님은 겸직만 다섯조직을 하시더군요.


과연 제대로 업무가 돌아갈까요? 쏟아지는 일들 내치고 문제만 없으면 다행인 상황이 됩니다.

버퍼가 없으니 창의력도 없고, 운영인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한국으로 우수 교원이 안오신다고 하죠)


교수님들 연구와 강의 하실 시간 없습니다.

보고서 쓰시고, 행정 함께 하시고 돈따와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 대부분의 국고 사업은 시간이 없으니 외주사에 의존하게 됩니다.

결국 국고사업은 외주사에게 흘러가는 돈이 되는거지요.


그게 바로 국가 예산을 투입해도 대학들이 망해가는 이유입니다.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데.. 아무도 반기를 들지 못합니다.


결국 고정인건비에도 쓸수 있는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한 수입이 늘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경기침체기에 과거처럼 기부할 기업도 없고요. 병원이 없는 대학은 법인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도 없습니다.


한국대학이 성장할 정답이 있습니다.

정답은 우수한 교원이 늘고, 전문적인 행정인력이 늘어나는 고정인건비를 충당할 수입이 늘어나면 됩니다.

그리고 관리통제위주의 국고 사업 보조금이 혁신과 미래성장 위주로 고정비도 쓸수 있는 유연성을 더하면 됩니다.


그 수입이 등록금이던 나라에서 주는 돈이던 상관없습니다.

현재는 등록금도, 나라의 지원금이던 그런돈이 없으니... 그냥 그렇게 망해가는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참 중요한 요소 같습니다.

개인에게도 대학에게도 말이지요.


교수와 행정직원에게 대학에서 일하는 소명감만으로 일하라고 하기에는 시대가 너무 어려운거 같습니다.


일부 교수님들이 교육과 연구보다 수입을 늘릴수 있는 외부 프로젝트나 사외이사를 하시는 이유입니다.

대학 신입직원들이 대거 퇴사하는 이유입니다.


대학의 위기...


결국 인사가 만사이듯..

대학도 우수한 교원과 충분한 숫자의 우수한 행정인력 딱 이거 두개만 해결되면 모든게 해결됩니다.


- 갓성욱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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