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비덴셜스에서 배로 단 25분, 하지만 분위기는 이보다 다를 수 없다. 당장 그 짧은 25분 동안 물빛깔부터 청량감 넘치는 파랑색에서 점차 부드러운 파스텔톤 청록색으로 바뀌어가고, 노스 케이코스에 내리기 위해 점점 얕은 바다로 나아가면서 파도의 활기찬 역동감은 점차 잔잔한 평온함으로 바뀌어간다. 그러니 프로비덴셜스에서 즐기던 문명의 편안함이 조금 줄어들어도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예를 들어 프로비덴셜스에서는 무려 마트에서 김치를 팔다가, 노스 케이코스에서는 마트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저 세상 경험이 한껏 기다리고 있으니까.
노스 케이코스로 향하는 페리에서 바라본 바다. 바다가 이런 빛일 수가 있는지 신기할 따름.
프로비덴셜스 (Providenciales) 에서 노스 케이코스로 출발한 페리는 이곳 Bellfield's Landing에 도착한다. 바다가 너무 평온하니 외려 초현실적인 느낌.
갑자기 비가 후두둑. 노스 케이코스에 웰컴이라면서 비를 뿌리다니!
하지만 비가 오래 갈 가능성은 낮다. 금방 개어버린 하늘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기기 위해 찾은 한 조용한 호텔.
안녕. 무슨 바닷색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
모든 것을 다 준비한 강렬한 바다의 모습이 칵테일을 부른다.
물론 밥도. 소박한 버거이지만 맛은 수준급.
밥을 먹고 다시 달리다 보니 갑자기 등장하는 버려진 활주로. 방문 당시에는 버려진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2025년 11월 기준) 프로비덴셜스까지 정기편이 다시 다닌다.
화려할 것 하나 없는 조용한 시골 식당의 모습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문을 닫은 듯하다).
하지만 바닷바람을 느끼며 즐기는 칵테일 한 잔의 즐거움 앞에서는 그 어떠한 화려함도 중요하지 않다.
물론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더더욱 즐겁고. 무심하게 내어주길래 별 기대도 안 했던 치킨 알프레도가 왜 이렇게 입에 착착 감기는지.
Three Mary Cays의 모습.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 바위 셋이 그 이름의 기원일 터.
참 어딜 가나 바다가 한없이 아름다우니, 무어라 칭찬할 말도 이젠 남아있지 않은 느낌. 감탄만 하다 지칠 지경이랄까.
하지만 바닷가에 가볍게 도크 하나 설치했을 뿐인데 또 이렇게 갑자기 전혀 다른 느낌이 되니, 감탄하다 지쳤다가도 다시금 감탄 않을 수가 없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사는 것도 나름 고충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 하나만큼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복이지 않을까.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 주유소에 들렀다. 이 정도면 카리브해에서는 대형 주유소.
다시 돌아온 Bellfield's Landing. 렌터카도 반납했고, 잠시 페리를 기다리며 멍 때리는 시간. 여행중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이 은근 귀함을 새삼 깨닫는 순간.
다행히 시간 맞춰 들어와준 고속 페리. 이제 프로비덴셜스의 번화함 속으로 돌아갈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