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외톨이? 아니, (아마도) 카리브해 관광 원탑!
카리브해 지도를 펼쳐 본다. 대부분 섬들이 뭉쳐 있거나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반해, 유독 한 섬이 동쪽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이 섬이 바로 바베이도스. 가장 가까운 세인트 루시아 (Saint Lucia) 섬에서도 140km 이상 떨어져 있으니, 확실히 조금 외로워 보이긴 한다.
하지만 바베이도스에 실제로 가보면 그렇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외롭기는 커녕 전세계 (주로 미국과 유럽) 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외로울 새가 없다. 80개가 넘는 비치 등 천혜의 관광 자원 그리고 이 기반 위에 잘 형성된 관광 인프라 덕분에 오늘도 이 섬의 관광객은 흥겨운 (그리고 절대 외롭지 않은) 하루를 보낸다.
대부분의 카리브해 섬들과 달리, 바베이도스에는 높은 산이 없다. 다른 섬과 달리 바베이도스가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 얕은 해저에 산호 등이 쌓여 형성된 두터운 석회암층이, 대서양판이 카리브판 아래로 섭입됨에 따라 융기하면서 섬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바베이도스의 가장 높은 지점도 해발 336m에 불과하며, 대부분 지역은 평지 또는 완만한 구릉을 이룬다. 카리브해에서는 오랜만에 느껴 보는 평지의 느낌이 제법 시원하다.
이 천혜의 관광 자원을 사람들이 그냥 둘 리 없다. 바베이도스 전역 (특히 서해안) 에는 관광객을 위한 호텔, 식당, 비치 바 등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 중 마음에 드는 곳들만 찾아 다녀도 이미 충분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육지에서 충분히 즐겼으니 이제는 바다로 나가볼 차례. 일행과 함께 카타마란 (catamaran) 선에 올라 뱃놀이를 떠났다. 바베이도스 서해안을 따라 주욱 항해하다 스노클링도 즐기고, 배 위에서 샴페인도 함께 즐기다 보니 어느새 한나절이 지난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었다.
이제 밤이 되었으니 다시 식도락을 즐길 차례. 하지만 바베이도스의 수많은 식당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으니 급할 것 없다. 매일 다른 식당을 찾아 다른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겨 보자. 바베이도스의 신선 놀음은 밤에도 계속된다.
하지만 고급 식당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이 바베이도스의 또다른 매력. 금요일 밤에는 Oistins Fish Fry에 가보자. 그날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구워 주는데, 줄을 서기 전부터 이미 그 냄새에 취해 버리게 된다. 흥겨운 바이브는 거들 뿐.
밤새 흥겨운 음주를 즐겼으니, 한번쯤은 이 술이 다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터. 바베이도스에는 Mount Gay, Foursquare, West Indies Rum Distillery 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럼 양조장이 여럿 존재한다. 대부분 관광객을 위한 투어를 제공하니 꼭 가보도록 하자. 럼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럼의 발전을 위해 이들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즐거운 럼 테이스팅도 반드시 빼놓지 말자).
바베이도스의 수도 Bridgetown의 인구는 11만 명 정도로 대부분 카리브해 도시보다 크다. 바베이도스의 인구 28만 명에 비해 적을 뿐, 도시 하나 인구가 도미니카 전체 인구보다 많고 그레나다 전체 인구와 비슷한 규모이니 절대 작은 도시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Bridgetown을 방문하면서 세 번 놀랐다. 생각 외의 번화함에 한 번, 비교적 시원 시원한 인프라에 또 한 번, 그리고 그럼에도 사이 사이에 잘 보존되어 있는 역사의 흔적들에 또 한 번 (실제로 Bridgetown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Bridgetown에서 바베이도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본 셈.
꼭 해봐야 할 일: 80개 넘는 비치 중 본인의 최애 비치 찾아 보기, 비치 바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기, 매 끼 다른 식당에서 즐거운 식도락 생활 즐기기, 럼 양조장에서 다양한 럼 마셔 보기.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20~30도로 따뜻하며, 여름에도 크게 더워지지 않음. 6월~11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카리브해 최동단 섬으로, 다른 섬들과 달리 동쪽에 따로 떨어져 있어 특정 제도/열도에 속하지 않음. 세인트 빈센트 (Saint Vincent) 섬 동쪽 약 160km에 위치.
시간대: 대서양 표준시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없음.
항공편: 뉴욕, 보스턴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바베이도스 공항 (BGI) 까지 직항편 이용이 가능 (비행 시간은 통상 5시간 선).
입국 요건: 바베이도스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90일이나, 항공권/숙박 등 여행 계획에 맞게 체류 기간 부여하니 유의).
화폐 및 여행 경비: 바베이도스 달러 (BB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USD = 2 BBD). 미 달러가 널리 통용되니 굳이 환전은 불필요. 아울러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며 도시 지역에는 다수의 ATM 존재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생각보다 섬이 작지 않아 (남북 종단 시 1시간 정도 소요) 근거리 이동 외 택시나 렌터카 이용 필수. 택시 요금은 공항 기준 Bridgetown 지역은 40달러 선, 서해안 북부 지역은 70달러 선, 최북단 지역은 90달러 선. 렌터카는 하루 40~70달러 선이나, 영국령인 관계로 좌측 통행 운전에 자신 없는 경우 택시를 추천. 아울러 visitor’s permit 발급 받아야 (렌터카 업체 발급 가능; 2개월 이내 10 BBD, 2개월 초과 100 BBD) 운전 가능하니 참고.자세한 정보는 바베이도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barbados.org/your-stay/get-around-the-island).
숙박: 바베이도스 서해안을 따라 다수의 호텔이 존재하며 가격대 또한 다양하므로 위치 및 예산 등 고려한 선택 필요. 일 150~300달러 선에 괜찮은 호텔을 확보할 수 있으나, 일 500달러 이상의 고급 호텔도 다수 존재. 그 외 빌라 렌트도 가능. 자세한 정보는 바베이도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barbados.org/your-stay/where-to-stay).
식당/바: 식당과 바 등이 워낙 많아 여행 시점에 많은 추천을 받고 있는 식당을 찾아가면 실패할 가능성 낮음. 단, 고급 식당이 많아 예상 고려한 선정 필요하며, 예약 없이 방문 시 식사 불가능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사전 예약 후 방문 추천. 자세한 정보는 바베이도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barbados.org/things-to-do/experiences/culinary).
전압/콘센트: 110V/5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46.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 211, 의료 511), 바베이도스 관광청 (+1-246-535-3700), 주트리니다드토바고 대한민국 대사관 (+1-868-622-9081/1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