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명이 '안티가 바부다'이지만, 안티가 섬과 바부다 섬은 전혀 다르다. 카리브해 섬 중에 같은 섬 하나 없다는 너스레 수준이 아니라, 두 섬의 거리도 상당하고 (무려 40km 이상 떨어져 있어 고속 페리로도 2시간이나 걸린다) 두 섬이 완전히 다른 환경에 처해 있어 아주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을 준다 (안티가 섬은 번화한 관광지의 느낌이 도처에서 느껴진다면, 바부다 섬은 사람의 흔적이 일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
물론 최근 바부다 신공항이 개항했고 또 Rosewood나 Nobu (로버트 드니로가 주요 투자자라 한다) 와 같은 새로운 럭셔리 리조트가 공사중이기 때문에, 바부다의 분위기가 향후 몇 년간 크게 바뀔 가능성 또한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아무리 분위기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이미 럭셔리 리조트가 즐비한 안티가 섬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바부다 섬은 여전히 꼭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안티가 섬에서 출발한 고속 페리가 바부다에 내렸다. 배의 모양이 조금 특이한데, 마치 양 다리로 균형을 잡듯 바다를 안정적으로 헤치고 나가기 위한 디자인이라 한다.
웰컴 사인에서부터 보이는 군함조. 마치 이 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 이유는 아래 사진에 설명되어 있다).
섬을 여유롭게 거니는 나귀떼. 관광객 정도는 신경 안 쓰고 갈 길 가는 쿨함에 관광객도 여유를 되찾는다. 그런데 카리브해 섬들의 나귀는 왜 다들 여유가 넘치지?
평평하기만 해보이는 섬이지만, 의외로 동쪽 해안에는 절벽이 늘어서 있다. 석회암이 융기했다 조금씩 침식되고 있는 것일 터. 그래서 예상치 않은 '강렬한 선'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절벽의 모습. 이런 절벽이 몇 킬로미터 이상 늘어진다. 올라가 보면 경치가 참 좋을텐데...
이런 희망을 가진 관광객을 위해, 자연은 미리 동굴을 다 뚫어 두었다. Two Foot Bay Cave 중덕에서 바라본 해안선의 모습.
그리고 절벽 위에서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동굴을 오르고 있는 관광객들. 조금만 더 가면 절벽 위가 나오고...
그곳에선 이런 환상적인 풍경을 목도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느끼는 자연의 신비. 쨍쨍한 하루였건만 유독 이 사진을 찍는 순간에만 살짝 해가 가려지니, 무언가 엄숙한 풍경이 되었다.
동쪽 절벽을 보았다면 이제는 서쪽 호수를 탐험할 차례. 그냥 호수가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군함조 서식지이다. 군함조를 놀래키지 않도록 배도 최대한 조용히 지나간다.
유독 붉은 주머니를 부풀리고 있는 아이들이 수컷. 짝짓기 시즌이 되면 이렇게 암컷을 유혹하느라 한바탕 난리가 난다.
생명의 신비까지 목격했으니 이젠 남쪽 해변을 즐기며 요기를 할 차례. Pink Sand Beach라는데, 모래 빛깔을 논하기에 앞서, 일단 너무 크고 아름답다.
잠시 감탄하고 있으니 점심 먹으러 오라는 외침에 관광객이 삼삼오오 텐트로 걸어간다.
메뉴는 생선구이. 이 지역에서는 흔한 식사이지만 장소가 '깡패'이다 보니 순식간에 먹어치우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Pink Sand Beach 바로 옆 Princess Diana Beach로 이동해 마지막 여흥을 즐긴다. 오른쪽을 봐도 환상적인 모래사장이,
왼쪽을 봐도 환상적인 모래사장이,
그리고 앞을 보면 더이상 깨끗할래야 깨끗할 수도 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 바다를 오롯이 즐길 수 있을 법한 파라솔과 의자.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당일치기 바부다 여행을 즐기고 돌아가는 행복하지만 다소 지친 관광객들. 다음엔 급히 돌아보지 말고 1박 이상 잡아두고 천천히 즐겨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