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네르에서 비행기로 넉넉 잡아 30분 정도면 퀴라소에 도착 가능할 정도로 두 섬은 가깝지만, 두 섬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보네르가 인구 3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인데 반해 퀴라소는 인구 15만 명이 넘어 카리브해에서도 북적이는 축에 들기 때문 (물론 아이티,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와 같은 이 지역 인구 대국을 제외했을 때 이야기이지만). 게다가 보네르의 경우 최대 수출품이 소금인 반면 퀴라소의 경우 최대 수출품이 석유화학 제품으로 산업 또한 전혀 다르니, 두 섬의 분위기 또한 사뭇 다를 수밖에 없지 싶다.
퀴라소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KLM의 보잉 747기. 암스테르담에서 날아온 녀석이다. 지금은 보잉 747가 모두 퇴역하여 보잉 777이 운항하지만, 그만큼 교통 수요가 많다는 의미.
수도 Willemstad로 향하다 발견한 Isla 정유소. 과거 베네수엘라 기업이 운영했었으나, 지금은 퀴라소 현지 기업이 운영 중이다. 여튼 카리브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
유조선이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도로교 또한 높게 설계되어 있다. 이 또한 카리브해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
Willemstad 외곽 언덕에서 (하필 미국 영사관이 바로 옆에 있어 경비에게 제지당할 뻔...) 바라본 도시와 부두의 모습. 마치 태양이 크루즈선의 안녕을 축복해주는 듯하다.
석양의 축복을 받았으니, 이젠 요기를 할 시간. 인구가 제법 많은 섬이라 그런지 식당 또한 다양하게 존재하고, 수준급 요리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샐러드부터 이미 제법 기교를 부린 것이, 이 식당이 가격은 다소 비싸도 충분한 만족감을 줄 곳임을 약속하는 듯하다. 역시 식사는 현지인 추천이 제일이다.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다 보니 이미 밤이 되었다. 하지만 밤 산책만의 맛이 또 있지 않은가. 시내 중심가의 Curaçao 사인.
교회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검찰청이란다 (왠지 '때깔'이 좋더라니).
이렇게 귀엽게 생긴 경찰서 건물 본 적 있는가.
바닷가에서 바라본 Willemstad 시가지의 모습. 네덜란드 건축 양식은 언제 봐도 독특하다.
이곳에도 사랑의 자물쇠가 있는 모양이다. 이번엔 혼자 왔으니 패스.
Queen Emma Bridge의 모습. 19세기 말 건설되어 Willemstad의 Punda 및 Ostrobanda 지역을 연결하며, 배가 드나들 때에는 회전하여 열리는 구조.
카리브해 지역이지만 밤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건너니 제법 시원하다.
총독 관저. 퀴라소는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으로, 네덜란드 국왕을 대표하는 총독이 파견되어 있다.
물가에 조성된 대형 국기 게양대. 밤은 평화롭지만 시원한 밤바람에 휘날리는 퀴라소 국기는 여전히 힘차다.
전날 밤 차분한 도시를 즐겼으니, 오늘은 시원한 바다를 즐겨보자. 호텔 바로 앞 Blue Bay Beach부터 시작한다.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잘 된, 관광지 해변의 정석적 느낌.
첫 해변부터 이렇게 아름답다니... 그냥 눌러 앉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지만,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길을 떠난다.
차로 10분 정도 달려 두번째 해변에 도착. Boka Sami Beach라는데, 이번에는 그냥 동네 물놀이터 느낌. 왜냐하면...
... 바로 앞바다에 거대한 시추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 (임무 완수 후 지금은 본국으로 돌아간 듯). 여튼, 바로 앞 전망이 이렇다면 관광지가 되기는 어려울 터.
다시 10분 정도 차를 달려 이번에는 Kokomo Beach에 도착한다. Blue Bay Beach보다는 수수한 느낌.
하지만 크지 않은 해변이라 그런지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 제법 매력적이다. 잘 관리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간에 잠시 들른 Jan Kok 저수지. 플라밍고가 잘 발견되기로 유명하지만... 매정하게도 모두 숨어 버렸다. 플라밍고에게 먹이를 주지 마라는 안내판이 왜 이리도 야속한지.
다시 바다에 집중하기로 하고, 이번엔 Playa Porto Marie를 들른다. 제법 널찍한 해변이 주는 시원한 느낌이 일품.
다음 해변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전망 포인트. Santa Martha Bay의 전망이 기대 이상으로 시원하다. 이 시원함 속에 플라밍고에 대한 야속함도 조금이나마 가셨고.
Santa Martha Bay 앞의 이름 없는 바닷가. 이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가꿔진 관광지보다 확실히 담백한 맛이 있다.
다시 차를 달려 Playa Lagun에 도착. 좁고 깊은 만 안쪽으로 해변이 형성되어, 극한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저 둘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Kleine Knip 해변. 지금이라도 파라솔 밑에서 푹 쉬어버리고 싶어지는 편안한 느낌이다. 하지만 섬의 북쪽 끝이 곧이니 조금만 더 가보기로 한다.
Kleine Knip 해변 근처의 Grote Knip 해변. 이제 섬의 북쪽 끝이 멀지 않았다.
Grote Knip 해변 근처의 이름 없는 전망대. 깨끗한 바닷물이 청량하다 못해 서늘한 느낌이다.
섬의 북쪽 끝으로 가는 길. 어느새 제법 호젓한 느낌의 비포장 도로가 되었다.
드디어 도착한 퀴라소의 북쪽 끝. 누군지는 몰라도 바위 위에 퀴라소 국기를 그려 두었다.
섬의 북쪽 끝. 파도가 쉴새 없이 섬을 침식해 나가면서 이렇게 쉴 새 없이 물보라를 일으키는데, 따뜻한 해변을 연이어 즐기다 갑자기 맞닥뜨리는 이 척박함의 대조가 제법 멋스럽다.
저녁 식사를 위해 섬 남쪽의 Caracas Bay로 이동하는 사이 해가 거의 다 져버렸다. 평화로운 바다의 모습.
해가 지니 본격적으로 흥이 올라오고...
... 흥을 반찬 삼아 즐기는 저녁식사는 오늘도 훌륭하다. 같은 생선 요리도 카리브의 바이브와 함께 하면 왠지 더 맛있는 것 같은 느낌은 그저 기분 탓일까.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관심을 조르던 고양이. 음식을 나눠줘 보니 음식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그저 놀고 싶었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묘'였다.
공항에 가기 전 잠시 Curaçao Liqueur Distillery에 방문. 칵테일에 많이 쓰이는 Blue Curaçao 술의 원조로 불리는 곳이다 (반론도 있지만).
공항 가는 길에 컨테이너 부두가 보인다. 역시 여느 카리브해 섬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공항도 널찍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공항 시설 자체의 스케일과 수준만 놓고 보면 통상적인 카리브해의 느낌과는 분명 다르다.
이제 아루바로 이동할 시간. Blue Curaçao 다 떨어지면 또 사러 올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