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일본의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 가루이자와에 새로운 료칸 하나가 문을 열었다. 이름은 호시노 온센 료칸.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빠르지는 않더라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온 호시노 리조트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호시노야 외에도 카이, 오모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리조트 그룹으로 성장했고.
이 호시노 리조트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고급으로 포지셔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호시노야. 첫번째 위치야 당연히 가루이자와이지만, 2009년 두번째 오픈한 곳이 바로 오늘 풀어볼 호시노야 쿄토이다 (이후 2012년 타케토미섬, 2015년 후지, 2017년 발리 등 지속적인 확장중). 특히 이 호시노야 교토는 16세기 이지역 거상의 자택을 개조하여 오픈하였고, 가츠라강 (桂川) 계곡에 붙여 지어진 까닭에 들어가려면 도게츠교 근처 선착장에서 배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즉, 선착장에서부터 이미 호시노야 교토의 경험은 시작되는 셈.
제법 시원한 가츠라 강의 풍경. 호시노야 교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단 이쪽에 도착해야 한다.
이쪽에 도착한 다음 도게츠교를 건너면...
... 다리 남쪽 끝에 호시노야로 향하는 선착장이 있기 때문.
물론 바로 아무 배나 잡아타는 시스템은 아니고...
... 일단 배가 준비될 때까지 대합실에서 기다리면 되는 구조.
1층에서 투숙객임을 밝히고 짐을 맡기면 알아서 실어다 주어 편하다. 또한 간단한 차 종류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다리면서 잠시 즐기면 되고.
드디어 배가 준비되어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직원이 직접 배를 몰아 호시노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부터 이미 흥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난데 없는 '뱃놀이'라니!
짧은 '뱃놀이' 끝에 드디어 호시노야가 보인다. 배 도착 시간에 맞춰 직원들도 마중 나오고, 이들이 위쪽까지 짐을 잘 옮겨주니 몸만 편하게 이동하면 된다.
선착장에서 오르는 길이 새삼 즐겁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 왼쪽이 식당이고 오른쪽이 라운지.
그리고 라운지 바로 앞에 연못이 있고, 투숙객 도착 시간에 맞추어 직원이 연못 안쪽에서 음악을 연주해준다. 듣고 있다 보면 어딘가 신비한 곳에 도착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지도.
안쪽에서 입구 쪽으로 바라본 풍경. 산중에 이런 신비한 장소가 있었다니, 그리고 지금 내가 바로 이곳에 있다니.
체크인은 보통 방에서 이루어지고, 그 전에 잠시 라운지에서 차와 다과를 곁들여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 투숙중 언제든 라운지에서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으니 자주 이용하자.
라운지에서 안내를 받아 방으로 향한다. 크지는 않지만 어딘가 호젓한 느낌이 드는 것이 호시노야 교토의 특징.
드디어 배정 받은 방에 도착.
침실 공간은 낮은 침상 위에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구조. 침대는 아니지만 매우 편안하다.
욕실 공간도 널찍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 특히 편백나무 (히노키) 욕조가 있어 한가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다 (단, 온천수가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거실 공간. 정갈한 인테리어와 함께 창밖으로 강과 계곡이 바로 보인다. 지금도 아름다운데, 벚꽃 피는 계절에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실제로 계곡 반대쪽으로 관광 열차 ('토롯코 열차'라 불린다) 가 수시로 지나가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대로 관광객들도 호시노야를 흥미롭게 구경하는 것 같긴 하지만).
호시노야 한 켠에 조성된 정원. 크지는 않지만 정갈한 디자인을 바라보며 멍 때리고 있기에는 딱이다.
잠시 멍 때리고 있었으니 이제 Kura (蔵) 에서 웰컴 다과와 드링크를 만나볼 시간. 조그마한 바 공간인데, 과거 창고를 개조했기 때문에 그리 이름 붙여졌다 한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잘 꾸며 놓아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 되었다. 이미 와서 웰컴 다과와 드링크를 즐기는 투숙객들 옆에 자리를 잡는다.
일본 과자 3종에 스파클링 사케 (계절마다 변경). 소박한 구성이지만 그 맛에 놀라 즐기다 보니 체크인하느라 바빴던 몸과 마음이 안정되는 듯하다.
웰컴 다과를 즐기다 보니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슬슬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이동할 시간.
가이세키 요리가 먹기도 아깝게 예쁘게 담겨 나온다...
... 고 생각했는데, 더 예쁜 요리가 한 상 더 나왔다. 먹기조차 미안할 지경.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밤이 되었다. 제법 호젓한 느낌을 주는 것이, 조명 하나 하나까지 신경 썼구나 싶다.
다음날 아침이 밝자 밝은 햇살이 은은하게 비쳐 아늑해진 실내 공간. 가벼운 산책 후 라운지에서 커피를 한 잔 즐긴 다음...
... 이 아늑한 공간에서 조식을 즐긴다. 미리 예약만 해두면 직원들이 알아서 차려주니 편하고, 게다가 건강한 식단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더더욱 만족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아침의 정원과 연못은 체크인 할 때와는 또다른 싱그러움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호시노야가 좋다 해도 한 두 곳은 둘러봐야 교토에 대한 '예의'일 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도게츠교로 나가는 배를 타야 한다. 직원이 배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
같은 가츠라 강이라 해도 호시노야 앞은 제법 물살이 세지만, 10분 정도만 내려가면 이렇게 평온한 물길이 된다.
호시노야 쪽으로 올라가는 배를 만났다. 다른 투숙객도 시내 관광이 필요한 것이겠지.
호시노야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가츠라리큐 (桂離宮) 를 찾았다. 일본 천황의 별장 중 하나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궁내청에서 직접 관리한다.
가츠라리큐 투어 후 호시노야로 돌아오는 길에 도게츠교도 잠시 들르고...
... 아라시야마역 앞 거리도 잠시 걷고 (관광객이 정말 많다).
아무 골목이나 걷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란덴 (嵐電) 선로가 의외로 예뻐 한 컷.
호시노야로 복귀. 교토 시내 관광도 충분히 즐겁지만, 확실히 이 평온함은 호시노야만이 제공할 수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