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노트: 1월의 북극해 수영
아이슬란드는 북극 서클의 바로 남쪽에 위치한다. 아이슬란드는 북극해, 북대서양, 노르웨이 해협의 water masses에게 둘러싸여 있다. 멕시코 만류 gulf stream에서 갈라져 나온, 상대적으로 따뜻한 북대서양의 해류가 남쪽에서 올라오며 북극해로부터 갈라져 나온 east iceland current와 만나, 차가운 북극해의 영향을 상쇄한다.
내가 겨울 피요르드 바닷물에서 노닐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괴랄한 아이슬란드의 겨울바람을 만들어내는 이유 모두 멕시코 만류 gulf stream.
기후는 파괴적인 만큼 가치중립적이고, 나는 그에 적응하고 탐색술을 익힐 뿐이다.
동료 작가들의 설득에 못 이기는 척, 사실은 그저 바람이 잦아들기를 바라던 중 찾아온 잔잔한 날씨에 반응해 피요르드 바닷가의 사우나에 간다.
사우나는 물가에 바로 위치한 작은 오두막이다. 한 번에 4~5명만 들어갈 자리가 있는 건식 사우나. 문 안은 전기화로와 나무 물통, 주걱이 있고, 문 밖에는 수돗물이 나오는 호스와 벤치로 사용하는 것 같은 나무토막이 있다. 수영복을 입거나 나체로 들어간다. 옷은 사우나 문 밖, 판자로 겨우 바람만 막아주는 반 야외 공간에서 훌렁훌렁 벗고 눈 부츠 위에 대충 말아둔다.
누군가 이 사우나를 지어 놓고 동네 사람들과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열어 놓았다. 사용료는 페이스북 링크로 받는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잘 받지 않는다. 동료들 말로는 한 번에 돈을 모아서 나중에 줘도 된단다.
이 작은 오두막에는 사우나에 꼭 필요한 모든 것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피요르드를 한눈에 프레임화하는 커다란 창문이다. 이 피요르드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지은 오두막이다. 들어가 앉으면 창을 통해 보이는 눈 오는 바깥의 피요르드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살을 에는 혹독한 기후만큼 아름다운, 이미 해가 져 군청색으로 물든 오후 3시의 피요르드를 수영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바라보는 사치란.... 아이슬란드에서 겨울을 겪는 동안 가장 최고의 낙이다.
이래서 동료들은 사우나 제안을 거절하고 끽끽 대며 흔들리는 나무 판잣집 숙소 방 안에서 비니나 쓰고 보사노바나 들으며 컴퓨터만 바라보는 나를 불쌍히 여겼던 것이다.
전기화로 위에는 달궈진 돌들이 올라가 있다. 충분히 달궈진 돌에 미리 밖의 호스를 통해 받아온 수돗물을 주걱으로 퍼 올리면 뜨거운 수증기가 공기를 가득 메운다. 이렇게 몇 번 기온을 올리고 나면 숨이 막히고 머리가 멍해진다.
그때도 기가 막힌 해결책이 있는데, 바로 앞의 피요르드 바다에 나가 몸을 담그고 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인 동료 작가들마저도 바다에 나가려면 꽤나 마음의 준비를 한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수중 신발을 누군가 가져온 덕분에 돌려 신고 번갈아 나간다. 염분을 묻히기 싫으면 문 밖에만 나가 찬 공기와 수돗물로 맨 살을 식히고 들어온다.
Silla와 Tara, Edda가 한 번 나갔다 올 동안 충분히 관찰해 둔 나다. Edda가 두 번째 나갈 땐 나도 신발을 빌려 신고 함께 따라나선다.
Edda의 우아한 수중 걸음을 흉내 내고 싶지만 살을 꿰뚫는 겨울 북극해의 고통을 견디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조금 빨리 걷는다. 나도 이제는 두 번째로 물에 들어가는지라 이미 알고 있는 감각이다. 수면이 무릎 높이를 넘었으니 이제 몸을 한 번에 목까지 담가버린다. 그런데 별로 고통스럽지 않다. 악 소리를 내서 그런가 싶다. 더욱 물장구를 치고 평영으로 앞으로 나아가 본다. 이젠 배영도 해 보고 북극해에 몸을 굴려 본다. 목 아래까지 몸을 담근 채 Edda와 남색과 흰색만 남은 1월 바다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대화하는 여유까지 부려 본다.
나도 이제 윈터-스위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