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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Oct 31. 2022

로컬 브랜딩 특강

일에 대한 생각

2022년 10월 31일, 계원예술대학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대상으로 <로컬 브랜딩> 특강을 했습니다.


로컬 브랜딩이 뭐예요?


경기창조혁신센터나 계원예술대학교에서 로컬 브랜딩에 대한 특강을 하게 되면  공통적으로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브랜딩 말고 로컬 브랜딩은 뭐예요?” 저는 김영수, 정의홍  2인이 집필한 <로컬 브랜딩> 적힌 정의를 안내해드렸습니다.


로컬 브랜딩이란 로컬과  고객들이 호감, 신뢰, 소망, 사랑의 관계 , 라이프 스타일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상호 활동이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해도 명확히 손에 잡히지 않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간극장 PD를 오래 해오신 제이씨 필름 강현구 PD님이 운영하시는 <스몰 브랜드 스토리> 영상 중에 경남 고성군 마을기업 고자미 영농조합법인의 사례를 보여드립니다.


지역민들에게 1천 원씩 더 드리며 깨를 구매하기도 하고, 휴농지를 활용하게도 만듭니다. 오며 가며 지역민들이 고자미 영농조합법인 권정구 대표님을 “우리 마을의 지도자예요”라고 진심 어린 표현을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담겨 있거든요.


고성군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단 한 사람’. 지역에 기여하고자 하는 권정구 대표님, 이정남 이사님 같은 사람들이 외부인에게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갖고 살아내는 모습. 그 자체를 보여드리면 로컬 브랜딩이 뭐지?라는 질문 앞에 ‘아, 사람.’하고 이해를 하게 되셨습니다.


저 역시 로컬 출신이기 때문에, 우리 만의 로컬 브랜딩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었고, 제가 주목한 일은 로컬 브랜딩에 초석이 되는 로컬 폰트(서체)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로컬 폰트 만드는 일을 시작했을 때는 11개 로컬(지역)이 폰트를 개발했었는데, 2022년 올해만 17개 로컬이 폰트를 만들고 있거나,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합니다.


또한 주민참여형 마을 브랜드 개발을 한국표준협회 도시혁신팀 연구원으로 참여하며 30여 곳의 로컬 브랜드 디자인 사례도 안내해드렸어요. 30년, 40년을 그 지역에서 사신 분들과 함께 브랜드를 개발하다 보면 구글 검색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듣게 되거든요. 외부인인 제가 생각할 수 없는 브랜드 이름, 디자인 방향들이 주민참여형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어떻게 하세요?


기획자의 꿈을 품고 있는 한 학생의 질문이었습니다. 주민 참여형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로컬의 지역성과 사용성 중심으로 로고나 폰트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강병호 자기 자신의 브랜딩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나만의 브랜딩은 정작 어떻게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어젠다였어요.


저는 상대방을 만나면 의도적으로 주변에 보이는 폰트를 가리키며 “저 폰트는 윤고딕 인대요.” “저 폰트는 격동 고딕 인대요.”라며 시선을 폰트에 맞춘다고 이야기드렸어요. 폰트(서체) 덕후처럼 살아가고, 덕업 일치한 인생처럼 보이게끔 제 자신을 브랜딩 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를 만난 많은 분들이 만남 이후에 어떤 폰트가 예쁘다며 저에게 메시지로 물어보는 분들이 종종 생겨납니다. “이 서체를 보는데 병호씨가 생각나네요. 잘 지내시지요?”라는 인사와 함께 말이죠.


처음엔 단순히 내 고장 창원에 창원 서체는 왜 없을까?라는 질문을 하며 지냈지만, 지금은 전국의 54개 지역에 서체가 개발되었고, 그 개발의 특징들을 분류(서체가 도시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강병호,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하여 정리도 했었습니다.


인문콘텐츠학회에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기반한 디지털 서체 개발>이라는 소논문도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한나 교수님과 같이 게재도 해요.


제3의 길


정해진 길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길이다 보니 어려움에 봉착할 때도 많지만,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나만의 일을 할 수 있는 일상에 감사했습니다. 특강 기회를 주신 백진충 교수님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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