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브랜딩, 그리고 CMC

일에 대한 생각

by 강병호

국가 브랜딩, 그리고 CMC


외부 미팅을 다니다 보면 '왜 이메일 주소가 cmc@yoondesign.com 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대학 시절 창원(Chang-won)을 위한 도시 마케팅을 해보자는 의도로 공모전을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팀명이 CMC(City Marketing for Chang-won)였습니다.


팀명은 '바젤의 도시 마케팅을 위한 첫걸음(City Marketing for Basel - the first steps)'이라는 프로젝트에서 지역만 바꿨습니다. 당시 문화콘텐츠 학부 수업 중에 알게 된 이 프로젝트는 제 비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국가브랜드 성공사례로 늘 거론되는 <바젤>의 도시 마케팅은 대단한 전략적 의사 결정이나 도시에 대한 원대한 비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주 단순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278p)


1998년 아이스하키 세계 챔피언십 대회가 바젤에서 열렸었습니다. 인구 19만 명 밖에 안 되는 도시에서는 큰 이벤트였지만, 시민들은 냉담했었습니다. 정보도 부족했고, 관련된 활동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갈 일이었는데, 이 일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1999년 CMB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입니다. 바젤시는 경제 사회 정책 부서 내에 도시 마케팅 부서를 신설하고, 책임자로 외부 도시마케팅 인재 사빈느 호바스(Sabine Horvath)를 영입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지금도 이때 시작된 관광청이 민간과 공공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는 민영화로 운영되고 있는데 바젤시 세금으로는 무료 배포용 브로슈어 제작 등으로만 사용되고, 자체적인 도시 마케팅 비즈니스를 통한 수익으로 관광청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285p)


도시별 서체, 지자체 디자인 용역, 국가 브랜딩(도시 브랜딩)...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 CMC라는 이메일 주소 앞자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지자체들은 국내외 큰 행사들을 진행하는 게 당연시되었습니다. 고향에서도 2018년에 세계 사격대회가 개최됩니다. 1998년의 바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상황이겠고, 대행사를 통해 진행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도 바젤시가 잘되기 위해 가슴 뛰었던 청년들이 CMB를 시작했던 것처럼, 그리고 1967년 바젤(그리고 바젤 시민들이)이 피카소 작품을 구매해 예술의 도시를 만들어간 것처럼. 깨어있는 문화 기획자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생적으로 마케팅하고, 도시브랜드를 가꿔가면 좋겠습니다.

#독서노트 20160118

국가 브랜딩, 유니타스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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