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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men Sep 19. 2016

학교 안팎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공부하기 (1)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서 학위가 꼭 필요할까? 


예상했겠지만 당연히 아니다. 이 직업이 생긴 지도, 이 전공이 대학교의 정규 학위 과정이 된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도 회사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이 전공에서 가르치는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빅데이터'라는 말이 뜨기 전부터 누군가는 SPSS나 SAS로 설문지를 분석하고 있었고, CRM이라는 이름으로 고객 분석을 하고 있었고,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었다. 통계학, 컴퓨터 공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에서 데이터를 갖고 일하던 사람들은 더 크고 다양해진 데이터를, 더 빠르고 용량이 커진 인프라로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의 업무가 변경/확대되었고, 그들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학위가 직업을 갖는 데에 필수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학을 온 이유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공부에 오롯이 투자하고 싶었고, 졸업 뒤에 미국에서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내가 유학에 기대한 것들은

나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만들어줄 지식과 스킬

내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비자와 취업에 도움이 될 네트워크

이 두 가지였다. 이 중 두 번째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나는 비자 때문에 STEM (https://studyinthestates.dhs.gov/stem-opt-hub)에 등록된 학교, 전공만 지원했다.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1년간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STEM에 등록된 프로그램을 졸업하면 2016년 9월 기준으로 24개월간 취업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건 일단 졸업만 하면 얻을 수 있다. 반면 첫 번째, 지식과 스킬은 나의 노력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도대체 뭘 배워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지?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먼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아래 인포그래픽의 1~5번에 잘 정리되어있다.

http://i1.wp.com/blog.datacamp.com/wp-content/uploads/2014/08/How-to-become-a-data-scientist.jpg


수학, 통계학, 머신 러닝, 컴퓨터 사이언스에 대한 개념,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코딩 언어, 데이터 베이스에 대한 개념, 데이터 가공+시각화+리포팅, 데이터 처리 시스템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그럼 이런 걸 어떻게 배워야 할까? '공짜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되기'라는 글에서는 다음 카테고리의 24가지 액티비티를 추천했다: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개념 이해

TED 비디오 보기, 팟캐스트 듣기

MOOC 수업 듣기 (Coursera...), 온라인 트레이닝 비디오 시청

책 읽기

블로그, 트위터 팔로우


말은 참 쉽다. 무엇을 어떻게 배우면 되는지 나왔으니. 사실 나도 이런 것들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훨씬 비싼 방법을 선택했다. 



내가 학교를 선택한 이유

내가 유학을 온 이유 중 첫 번째,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공부에 오롯이 투자하고 싶었던 배경에는 나 자신이 위에 설명한 방법으로는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습득하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자세히 이야기하면,


1. 다분히 문과적 성향으로, 문과적 인생을 살아온 내가 통계학, 컴퓨터 사이언스의 기본을 쌓고 실무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의 응용 능력까지 갖추는 데에 퇴근 후+주말 이상의 시간, 오프라인 수업이 필요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원 지원에 필요한 선수 과목을 채우기 위해서 두 학기 동안 5개의 사이버대 강의(이산수학, 자료구조, 자바 언어, SQL, 공업 수학)와 3개의 온라인 강의(컴퓨터 사이언스 기초, JAVA 기초, 미적분)를 수강했다. 강의를 듣는 것 자체도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나는 배우는 내용들이 바로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행히 개발자 남편을 둔 덕분에 궁금한 것을 바로 물어볼 수는 있었지만 나같은 지진아에게는 선생님과 다른 학생들과의 대화, 협업 같은 것이 절실했다. 

2. 직장인, 딸, 며느리라는 다양한 사회적인 역할에 충실하면서 내가 정한 스케줄에 맞추어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유학을 준비한 한 해 동안 약속과 즐거움을 최소화했지만 그래도 돌발 상황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만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게다가 유학 준비 전처럼 시간 날 때 친구랑 수다도 떨고 싶고, 쇼핑도 하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었기 때문에 나의 욕구와 공부 스케줄의 갈등이 있었다. 다행히 유학 준비 기간 동안 했던 과목 중 가장 공부 기간이 길었던 것이 4개월이었고, '유학'이라는 1년간의 목표를 가지고 했던 공부였기 때문에 늘어지거나 지루해지지 않았다. 

3. 마지막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의 취업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했던 일은 광고 세일즈였는데, 업무를 위해 간단한 데이터 분석을 하긴 했지만 '만약 내가 혼자 이것저것 준비했을 때 과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고사하고 BI (Business Intelligence) 포지션으로 옮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8년의 경력 (광고 세일즈+광고 기획+컨설팅)을 갖고 있는 나를 기업에서 채용할 때 예전에 했던 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더 열정을 갖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포지션으로 뽑아주기 위한 이유와 조건을 과연 나 혼자서, 온라인 수업들을 들으며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냉정하게 자문해보았다. 자신이 없었다. 학위가 취업을 보장해주진 않지만, 취업할 때 레주메를 배운 과목들, 가진 스킬들, 인턴십 경험으로 채우고 1.5년간 나 자신을 데이터라는 깊은 물에 푹 담갔다가 나온 상태로 면접을 보고 싶었다. 8년의 실무 경험을 나만의 경쟁력으로 더하여.



학교는 필수가 아니다

맨 처음에 말했듯이 학위는 필수가 아니다. 서른 넘어서 공부에 몰빵 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꽤 크다. 돈이 들고, 경력이 단절된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학교를 선택했지만, 만약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회사를 다니면서, 현재 전공하는 공부와 병행하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알아야 하는 것들을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통계학, 컴퓨터 공학을 학부에서 전공 

실무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일(분석, 처리...)을 하고 있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커리어를 완전히 전환하기보다는 현재 하는 일, 공부에 추가하고 싶음


마지막으로 UC 버클리에서 온라인으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다가 포기한 사람의 경험담을 공유한다. 나처럼 데이터 사이언스로 석사 학위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좋은 팁이 될 것이다. 


(제가 번역하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링크만 공유합니다)

https://www.linkedin.com/pulse/why-i-left-my-masters-program-charles-pensi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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