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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Feb 24. 2018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 저자 인터뷰

영화 인문학 책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 저자 원은정 대표 인터뷰.

<원은정 대표 인터뷰 질문지>


질문 1 
영화를 통해 바라보는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혹은 영화의 장면이 가지고 있는 은유를 자기 자신의 삶을 코드와 연결하여 풀어내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지금까지 서 있던 장소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풍경이 달라지지요. 같은 장소와 같은 사람도 각도를 다르게 해서 바라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영화를 통해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어느 것을 향한 나의 시각을 점검해보고 각도를 다르게 보는 것을 영화 인문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면 더 많은 것이 보이듯이 영화를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저에게 영화 인문학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영화를 보고 해석하는 것이 큰 흥미로움이었는데 이것이 인문학으로 연결되면서 보다 많은 것들을 연구하게 되었고, 인문학을 좀더 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것이 영화 인문학이 탄생된 배경입니다.


질문 2
영화 인문학과 인문학은 어떻게 다른가요?
-영화 인문학과 인문학은 삶의 여러 지점들을 들여다보고 성찰한다는 의미에서 같습니다. 다만 영화 인문학은 영화를 도구로 인문학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영화 인문학은 세밀하게 말하면 영화 인문학이 아니라 영화 장면 인문학입니다. 영화 전체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이 장면이 어떤 은유를 가지고 있느냐가 더 관건이거든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것 모든 것이 인문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끄집어내주는 도구가 영화일 수도, 음악일 수도, 책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 인문학은 영화에 빗대어 혹은 영화에 기대어 나의 생각을 좀더 쉽게 만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3
영화 장면을 활용한 질문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예를 들어,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 중에서 아주 강력한 악당이 나타나 누구도 대적할 수 없고 우리 편(관객들 관점에서 이겼으면 하는 선한 편)이 계속 져서 희망이 없을 때 주인공이 마지막 사력을 다해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때 악당이 물어보죠. “Who are you?” 바로 “당신 도대체 누구야?”“너는 누구인가?”의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받은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성을 자각하면서 말합니다.
“나? 내가 누구냐고? 나 OOO이야.” 라고 외치며 카메라 줌이 이어집니다.
영화의 정체성, 주인공의 정체성이 깨어나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이 일어날 수 있죠. 주인공의 정체성을 깨우는 악당은 과연 적인가? 친구인가?
내가 누군지를 알도록 돕는(형태로만 표현하면) 누군가는 내 삶에서 적인가? 친구인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좌절 등이 배척해야 할 대상인가? 친구로 맞이할 것인가?로 연결될 수 있지요. 이런 것이 영화 장면을 가지고 질문을 만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4 
일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즐거우세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삶에 대해서 발견해가는 것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강의는 거의 매일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게 되는데 누군가 더 뛰어나서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교화시키는 차원이 아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고민을 나누고 위안하고 안정감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일이 저희가 하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의 삶과 더 밀착해가는 것,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강의에서 더 깊게 사람들을 만나져 가는 것을 느낄 때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 뜻을 함께 나누는 멤버들과의 교감은 구체적인 즐거움입니다. 일상에서 일에서 느끼는 것들을 실시간으로 나누고 같은 알아차림을 공유한다는 것이 힘이 되고 즐겁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배우는 것, 공유하는 것, 전하는 것의 지속이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에는 제 자신도 포함되어 있고요.


질문 5 
앞으로의 도전이 있다면?
-원래 기업 강사를 주로 하다가 언제인지 모를 때 ‘청소년’이라는 키워드를 만났습니다. 깊게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시작되어 한국청소년센터도 함께 운영하게 되었는데요. 삶의 키워드를 있는 그대로 추구하고 싶습니다. 지금 저는 영화 인문학 학교를 만들어가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시작으로 생각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인문학의 이야기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의 시작이지요. 미국에서 현재 시작되고 있는 미래학교 형태의 개인맞춤형 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이 영화로 구체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책을 내면서 1년에 한권씩 여러 분야의 책(예를 들면, 부모, 교사, 학교, 여행, 철학 등)을 내고 싶고, 다양한 프레임으로 맥락을 이어가는 일 혹은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전문가에서 학자가 되어가는 것이 제가 꿈꾸는 가장 큰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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