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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Jun 09. 2018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나도 마음을 접지 않아야 하고, 상대방도 마음을 접지 않아야 하고,

그런 기간이 오래 지속되어야 하고, 찰나의 생각을 진짜인 양 잡고 있지도 않아야 한다.

마음을 접는 것이 나에게 이득이 없다는 것을 여전히 믿어야 가능하고

상대방도 같다는 것을 믿어야 가능하다.

문득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염려적인 염색에 빠질 때 스스로를 구출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응수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판단을 수많은 희망고문으로 유보해야 하고

나의 판단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심하는 나를 꾸짖어야만 한다.


이토록 복잡한데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이 모든 노력과 타이밍과 에너지를 들이는 이유.

그것에 대한 해답은 찾지도 못했고, 찾을 필요가 없고, 심지어 찾을 의지가 없다.

관계는 이런 노력 대비 얻어지는 어떠한 결과물이라는 계산과는 먼 그것이니까.

좋으면 이어지고, 미련이 없어지면 끊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이어지고 끊어지는 것은 '운명'과도 같다. 이 생애에서 서로에게 다할 것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그런데도 늘 신기한 것은 이토록 적응력이 뛰어난 종족임에도 조금도 적응력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준 것만 그렇게 아깝고, 상대방의 노력은 아쉽기만 하고

그 지점에서 마음은 늘 평안하지 않으며, 아주 오랫동안 잡고 있다.

잡고 있는 시간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심지어 엄청난 설득의 양을 퍼붓고 있는데도..


관계에서 책임감을 놓을 것!! 오늘 그대에게 건네는 확고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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