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영화, 인권 감수성 영화, 인권 이해 영화 7편
한국청소년센터 원은정 대표(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 저자)
1. 날아라 펭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을 지원한 인권영화이다. 이 영화가 인권을 그리는 방식은 매우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다.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면서 문제라는 의식을 못하고 넘어갈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사이다. 가하는 사람들은 '무지' 혹은 자신도 모르게 학습된 생각으로 인한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 우리는 인권에 대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다. 다만 더 큰 피해자를 상상할 때이다.
2. 씽
인권 관련 강의 때, 이 영화를 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 영화는 인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사람을 의인화시켜 동물과 대입시킴으로써 '다르다'라는 개념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공연 무대를 통해서 그들이 그들만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도 보여준다. 서로가 서로의 응원이 되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이여, 안녕하십니까?"는 인권의 시선을 바라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대사이다.
3. 히든 피겨스
인권과 젠더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영화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특히 이 영화에 주목할 것은, 사회적 약자의 저항이 초점이 아니라 사회적 강자가 해야할 것을 아주 단순하면서 강력하게 다룬다.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단 하나의 방법을 꼽으라면, 이 영화에서 화장실 표식을 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름이 없는 자들에게 이름이 생기는 순간도 귀중한 장면이다.
4. 그린 북
인권 역사에 있어서 백인의 인종주의와 흑인 차별(매우 전략적이며 끈질긴)의 역사는 두고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에도 완전히 끊어지지 않고 생활 곳곳에 혹은 우리 머릿 속에 남아있는 것들과 스스로 저항해야 한다. 흑인 전용 숙소를 찾아헤매는 장면을 보면, 전용이란 그들을 위하고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는 철저한 표식으로 느껴진다.
5. 4등
아동 인권의 역사는 길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 의식은 아주 미비하다.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소소하게 주장하고 있는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나아졌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이너스에서 마이너스 혹은 완전 제로에서 1~2 정도 생긴 것은 나아졌다는 표현이 민망하다. 청소년 편견 연구를 하면서 놀랐던 것이 청소년 편견에 대한 선행연구가 없다는 것이다. 경쟁이 인권을 얼마나 삼키는지 꼭 보기를.
6. 터널
인권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권리는 '안전할 권리' 더 들어가서 '생명의 권리'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국가의 본질이다. 이 사회에서 보호되지 못한 사람들은 생명을 버리고 잃고 있다. 살인범은 없지만 살해당한다.(톨스토이가 '부활'에서 표현한 말)
영화 <마션>과도 연결되는 이 영화는, 비용과 명예 그리고 효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7. 나의 사랑, 그리스
이 영화를 항상 언급하는 이유는, 인권과 소통이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20대, 40대, 60대의 사랑의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했는데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의 연결이 돋보인다. 그리스인과 시리아인, 그리스인과 스웨덴인, 그리스인과 독일인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파시즘'을 제대로 목격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