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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노 Nov 11. 2021

대통령의 다섯가지 질문

바이든, 과학자들에게 미국의 과학기술전략을 묻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지금까지 75년간 미국을 이끌던 과학기술 전략은 수명이 다했습니다.
다음 75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과학기술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이 활성화 되야 우리 자녀와 손자들이 더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에서 살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국(OSTP)


"과학은 언제나 행정부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입니다."

바이든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과학계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STP)에 내각 수준의 지위를 부여하고, 과학기술정책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왜 과학기술정책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킨 것일까? 그 이유는 미국의 과학기술혁신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미국 연방정부의 과학기술혁신정책은 대통령의 의지가 많이 개입하는 편이다. 미국에서는 개별 부처들이 과학기술혁신을 진행하기보단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이 중심이 되어 과학기술혁신정책을 수립하고, 각 부처별 역할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미 의회는 1976년 과학기술정책국을 설립하여 과학기술이 국내 및 국제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 행정부 내의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제공했다. 과학기술정책국이 수행하는 기능들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국가 정책의 과학기술적 측면에 대하여 대통령에게 자문한다.

연방 연구개발(R&D) 예산 개발에 대해 행정예산처(OMB)에 조언한다.

연방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정책을 조정한다.

연방 과학기술(S&T) 노력의 규모, 품질 및 효과를 평가한다.

미국 내 여러 집단(주 공무원, 국제기관, 전문가 그룹, 학계 및 산업계 등)과 과학기술 문제를 상담한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를 주재한다.



바이든의 편지

과학기술정책국의 권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바이든은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바이든은 취임을 앞두고 에릭 랜더(Eric Lander) 박사를 과학기술정책국장으로 임명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미국에 새로운 과학기술전략이 필요하다는 것과 미국이 당면한 5가지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자는 메세지였다.


새로운 과학기술 전략의 필요성


1944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신의 과학고문인 버네바 부시(Vannevar Bush) 박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과학기술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어떻게 국민 건강과 경제 번영, 국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버네바 부시 박사는 '과학, 끝없는 개척(Science, The Endless Frontier)'라는 보고서로 루스벨트 대통령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Endless Frontier 보고서를 읽은 미국 정부는 국립과학재단(NSF)을 설립하고, 이후 75년간 미국인들이 필요로 할 과학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버네바 부시 박사 덕분에 미국은 75년 동안 과학에서 앞장설 수 있었고, 인류는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기술과 산업 경쟁력에서 변화가 있었고, 디지털 영역이 등장하자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고 경험하는 방식, 그리고 과학기술 혁신 방식이 바뀐 것입니다.


앞으로 75년간 우리의 자녀들과 손자들이 더 건강하고,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 위해서, 미국의 과학기술 전략을 새로 만들고, 활성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학계, 의학, 산업 및 정부 전반에 걸쳐서 미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어, 국민들이 요구하는 비전을 달성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다섯가지 질문

바이든은 편지에서 미국인들을 위협하는 5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과학자들에게 물었다. 5가지 문제란 전염병, 기후변화, 중국과의 경쟁, 부의 양극화, 과학자 양성체계 문제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버네바 부시 박사에게 네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오늘 저는, 과학자 여러분께 다섯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첫째, 우리가 전염병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즉, 국민 건강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둘째, 과학기술을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경제성장률을 촉진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하며, 낙후된 지역에서 일자리를 추진하면서 말입니다.

셋째, 중국과 경쟁하면서 미국이 과학기술의 세계적 리더로 계속 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중국이 과학 기술에 전례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넷째, 모든 미국인들에게 과학기술의 결실이 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줄어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섯째, 미국의 과학기술계가 오랫동안 발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과학기술을 연구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나라가 되려면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과학자 여러분의 대답이 미국의 진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들이 찾아낸 해결책이 미국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미국에서 과학판 어벤져스가 조직되었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이하, PCAST)가 바로 그것으로, 미국이 당면한 5가지 문제에 대한 해법을 미국의 과학 리더들에게 자문받기 위해서다.

2021 9 22 바이든은 PCAST 회원으로 미국의 과학기술 저명인사 30명을 지명했다. PCAST에는 미국의 전직 장관 2, 노벨상 수상자 2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를  과학자들이 함께했다. PCAST 참여한 과학자들 중에서 대한민국 언론에 알려진 유명인들은 다음과 같다.


PCAST 공동 의장


프랜시스 아놀드(Frances Arnold) 박사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생화학공학자이다. 아놀드는 진화를 이용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방법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스웨덴 왕립 과학원으로부터 노벨상을 받았다. 아놀드는 60개 이상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연료, 화학, 농업 분야에서 세 개의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아놀드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화학공학, 생명공학, 생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에릭 랜더(Eric Lander) 박사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역임하는 수학자이자 생물학자이다. 랜더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유전체 의학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는 하버드 및 MIT의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의 창립 이사이며, 연구소 소장이었다.



마리아 주버(Maria T. Zuber) 박사는 지구 물리학자이자 행성 과학자이다. 주버는 레이저를 통해 태양계 행성의 지형 및 중력 지도를 여러 개 제작했다. 주버는 NASA에서 10개의 임무와 12개의 실험을 이끌었고, NASA의 행성 임무를 이끈 최초의 여성과학자이다. 주버는 MIT의 지구물리학 교수이자 연구 부총장이다.


PCAST 회원


애쉬튼 카터(Ashton Carter) 제25대 미 국방장관을 지낸 물리학자이다. 카터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방부와 미국의 민간부문 기술·혁신 생태계 사이에 다리를 건설·복원하고,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설계·실행했다. 카터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벨퍼 과학 및 국제 문제 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리사 수(Lisa T. Su) 박사는 반도체와 고성능 프로세서의 전문가인 전자공학자다. 리사 수는 알루미늄 대신 구리를 사용하여 컴퓨터 칩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척했고, 그로 인해 칩의 속도가 20% 더 빨라졌다. 리사 수는 미국의 선도적인 반도체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회사인 Advanced Micro Devices (AMD)의 CEO이다. 또한 포춘지가 선정한 2020년 올해의 기업인 2위, 2019년 배런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CEO' 중 하나로 선정됐다.




테렌스 타오(Terence Tao) 박사는 필즈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이다. 타오는 어렸을 적 부터 수학에 천재성을 발휘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11살에 동메달, 12살에 은메달, 13살에 금메달을 수상하고, 21살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4살에 캘리포니아 대학 수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2006년 필즈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해, 2015년 수학계의 난제 중 하나인 "골드바흐의 약한 추측"을 증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미국의 과학자들은 바이든에게 어떤 해답을 줄까? 과학기술정책국장인 에릭 랜더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에 여러 과학자들을 초청해 과학기술전략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어떠한 해법이 나올지는 지금 당장은 알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 과거를 통해 미래를 가늠해보는 것은 어떨까? 2차 세계대전 시기, 대통령 과학자문을 맡았던 버네바 부시(Vannevar bush)박사와 그가 이끈 과학연구개발국(OSRD)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말이다.

미국은 과학의 힘으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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